1000억달러 들여 델리-뭄바이 경제 회랑 건설 착수
녹지 공간 갖춘 스마트 시티와 인프라 개발 앞장
‘인도를 다시 상상하라’.
인구 13억 대국이지만 부패와 가난으로 짓눌렸던 인도가 국토균형발전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전통적 계급구조와 열악한 환경으로 개발에서 소외된 전국 농촌 지역에 델리와 뭄바이에서 출발하는 다섯 개의 ‘산업 회랑(Industrial Corridor)’을 연결시키려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수도 델리에 자리잡은 ‘델리 뭄바이 산업 회랑 개발 회사(DMICD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델리와 뭄바이 사이 1,504㎞ 등 총 연장 5,703㎞ 산업 회랑의 건설을 통해 회랑 주변 저개발 지역에 스마트 시티와 물류 거점 등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와 참여 기업들은 이 사업에 총 4,350억달러(약 487조2,435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1960~1970년대 한국의 경제개발계획과 흡사한 인도의 발전 전략은 유례가 없는 동반ㆍ압축성장을 지향한다. 대부분 국가들이 ‘1차(농업)→ 2차(공업)→ 3차(서비스ㆍ정보기술)’ 등 대부분 국가들의 단계적 성장전략 대신 1차 산업에서 곧바로 ‘2ㆍ3차 산업’으로 동시 도약한다는 게 인도의 개발 청사진이다. 인도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취약한 2차 산업을 끌어 올리기 위해 포석으로 해석된다.
인도가 추진하는 5개 산업회랑 중 핵심은 ‘델리와 뭄바이’ 회랑이다.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시작해 하리아나주와 라자스탄주, 마디아프라데시주를 거쳐 구자라트주를 지나 마하라슈트라주에서 마치는 1단계 사업은 이미 착수됐다. 선진국에 비해 도시화 비율이 낮다는 인도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녹지 공간을 갖춘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지역 간 교통이 불편하다는 외부의 지적을 수용해 고속도로와 철도망을 갖추는 것도 큰 목적 중 하나다. 철도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에 더해 공항 등으로 도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예정됐다. 확충된 교통 수단을 바탕으로 물류 허브를 건설하고 컨벤션 및 전시 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계획에 포함됐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현지 사정을 고려해 용수 공급과 재활용에 힘쓰는 것은 물론이다.
산업회랑은 인근에 이미 새로운 신도시를 탄생시키고 있는데, DMICDC가 구자라트주 드홀레라 지역에 개발 중인 도시가 대표적이다. 구자라트주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고향이어서 특히 개발사업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940㎢ 면적을 바탕으로 2040년까지 인구 200만명을 목표로 한다. 일자리도 82만7,00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IT강국답게 지리정보시스템(GIS)를 구축해 용지 분배 등의 과정을 온라인에서 처리하기도 한다. 아흐메다바드와 연결되는 전철 건설에 13억9,327만달러(약 1조6,004억원)가 투입되고, 올해 6월에는 국제 공항 건설을 위한 사업자 선정도 이뤄질 계획이다.
다른 사업들도 시간이 가면서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수도 델리 드와카 지역에는 인도 최대의 국제 컨벤션 센터와 전시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이 사업에는 한국의 킨텍스가 20년간 운영에 참가하기로 결정된 상태다. 27만㎡ 규모로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지난해 7월20일 기공식에 모디 총리가 참석한 바 있다. 콜카타와 첸나이, 벵갈루루 지역에서도 균형 개발을 위한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슈리 프라뎁 쿠마르 아가르왈 DMICD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효성 등 한국 기업들도 인도 국토 균형 발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델리=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그림 3구자라트주 드홀레라 조감도 - dmicd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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