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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장소 막판 줄다리기… 미국은 다낭, 북한은 하노이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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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장소 막판 줄다리기… 미국은 다낭, 북한은 하노이 선호

입력
2019.02.06 15:36
수정
2019.02.06 23: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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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에 북한대사관 있고 이동거리 짧아… 미국은 월남전때 군사기지 위치한 다낭 밀어 

북미정상 회담이 다낭에서 열릴 경우 유력한 장소로 꼽히는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의 ‘씨(바다)레벨’의 한 빌라에서 본 호텔 전경. 앞에 보이는 해변은 산책 코스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낭=정민승 특파원
북미정상 회담이 다낭에서 열릴 경우 유력한 장소로 꼽히는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의 ‘씨(바다)레벨’의 한 빌라에서 본 호텔 전경. 앞에 보이는 해변은 산책 코스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낭=정민승 특파원

북한과 미국이 북미 2차정상회담 개최장소를 둘러싸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 가고 있다. 양국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 위치인데다가 향후 북한 경제 개혁의 주요 모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개최국으로는 베트남이 쉽게 낙점됐지만, 그 다음 단계인 도시 선정에서는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하노이를 선호하는 북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JW 메리어트 호텔’이, 미국이 북한에서 양보를 얻어낸다면 다낭의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가 역사적 회담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회담을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한다고 밝히면서도 구체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 지도자로서는 54년만에 베트남을 찾는 기회를 활용해 하노이에서 베트남 정권 수뇌부와 연쇄 회담을 하길 원하는 김 위원장과 다낭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경호와 신변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북한은 다낭을 오가는 것보다는 하노이에 여는 걸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월남전 당시 다낭 인근 깜란항에 군사기지를 뒀던 미국은 지리에 익숙한 다낭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최도시가 결정되면 구체적 정상회담 장소는 훨씬 손쉽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낭이 낙점된다면 여러 호텔 중에서도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가 유력하게 꼽힌다. 해변을 끼고 있는 다른 고급호텔들과 달리 험준한 산을 등진 채 앞으로는 만(몽키 베이) 하나를 통째로 끼고 있어 ‘요새’ 같은 호텔이다. 출입로가 차단되면 헬기나 배를 띄워야 접근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호텔을 둘러싼 산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경호에 더 없이 유리하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규모가 워낙 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회담장으로 이용된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의 기능은 물론, 양 정상 숙소로도 이용될 수 있다. 현지 호텔 관계자는 “정상들이 묵을 수 있는 숙소가 있다”며 “현재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회담만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고, 숙소를 따로 쓴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다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묵었던 ‘하얏트 리젠시 다낭’ 호텔을 다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느 호텔과 달리 높은 2중 벽을 갖춰 경호에 유리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일행은 C동을 통째로 숙소로 이용했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서 비슷한 거리에 떨어진 ‘크라운 플라자 다낭’ 호텔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자본이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낭 APEC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머물렀기 때문이다.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중국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까지 타고 갈 비행기를 북한에 빌려준 바 있다.

하노이에서 열리게 된다면 ‘JW메리어트 하노이’호텔이 가장 유력하다. 호수와 넓은 공터를 낀 국립 컨벤션센터와 인접해 있어 경호에 최적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현대건설이 지은 건물로 지난해 3월에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묵은 바 있다. 게다가 이달 20일부터 3월1일까지 객실 예약을 전혀 받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호텔 예약팀 관계자는 “‘대형 행사’(big event)로 (해당 기간) 방이 모두 다 팔렸다”고 말했다. ‘대형 행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직원은 “프라이버시라 밝힐 수 없다”고만 밝혔다. 이에 따라 JW메리어트 호텔은 어떤 식으로든 이달 말 세계가 지켜볼 ‘이벤트’의 배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노이 외교가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열릴 김 위원장의 국빈 방문 준비에 베트남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낭ㆍ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릴 경우 회담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JW 메리어트 하노이 호텔. 2012년 현대건설이 지었으며 각국 정상들이 국빈 방문 때 주로 이용된다. 구글 캡처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릴 경우 회담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JW 메리어트 하노이 호텔. 2012년 현대건설이 지었으며 각국 정상들이 국빈 방문 때 주로 이용된다. 구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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