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축구회에서 경기를 하다 상대선수와 충돌해 사지마비가 온 사건에서,충돌한 상대 선수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릴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0대 남성 김모씨와 그 가족이 40대 남성 장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법원기록을 보면 김씨와 장씨가 소속된 조기축구회는 2014년 7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경기를 가졌는데,당시 김씨는 골키퍼였고 장씨는 상대편 오른쪽 공격수였다.골키퍼 김씨는 날아오는 크로스를 쳐내기 위해 뛰어 올랐으나,크로스를 받기 위해 들어오던 장씨와 부딪쳐 땅에 떨어졌다.이 사고로 김씨는 목척수 장애 등을 입어 사지마비가 됐다. 그러자 김씨와 가족 등은 상대편 선수 장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사건 1심에서 법원은 “김씨가 다이빙을 해 공중에 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돌시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장씨가 알았을 것”이라며 피고 측 책임을 인정했다.그러면서 김씨 본인에게 11억1,451만원,김씨 부모에게 각각 1,000만원,누나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장씨의 책임을 20%만 인정해,김씨 본인에게 3억9,053만원,부모에게 각 800만원, 누나에게 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을 따내기 위해 달려가는 행위만 보고서, 장씨의 행위가 경기 규칙을 위반했거나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운동경기에서의 행위의 경우 사회적 타당성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이런 판단에 따라 대법원은 장씨가 패소한 부분(원심 손해배상액)을 깨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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