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설 명절 화제는 역시 ‘한전공대’
한전공대가 들어설 부지로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CC 일원이 확정되면서 전남도민들이 관심이 2022년 개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전공대는 2022년 3월 부분개교를 목표로 ‘세계 최고수준의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을 목표하고 있지만 설립예산 확보, 정치권 동의, 정부 지원책 마련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한전공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설 명절 지역주민과 귀향객들의 화제가 됐다.
설 명절을 한나절 앞둔 4일 오후 4시 한전공대 부지로 확정된 나주시 빛가람동 부영CC. 한전공대 입지 확정을 환영하는 현수막 한 장 걸리지 않아 다소 의아했다. 골프장 이용객들이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는 차량만 오갈 뿐 당초 예상보다 한가했다.
한전공대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광주ㆍ전남 주민들의 발길이 잦았던 때와는 사뭇 달랐다. 골프장 입장객 외에는 인기척마저 찾기 힘들어 한참 만에 만난 권모(53ㆍ나주시 빛가람동)씨는 “세계적인 대학이 우리 마을에 설립된다는 것은 반갑지만 주민들을 위해 계획했던 골프장이 없어지는 것은 정당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시큰둥한 반응 보였다.
골프장에서 1㎞쯤 떨어진 빛가람동사무소가 있는 상가 밀집지역에 들어서니 한정공대 입지 확정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어 주민들의 기대감을 대변했다.
16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이 상경한 탓에 빛가람혁신도시 거리에는 사람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한가했지만 한전공대에 거는 기대는 컸다. 이 곳에서 만난 상인 정모(67)씨 “한전공대 부지로 골프장 일대가 선정된 것은 토지매입 등이 쉬어 조기착공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며 “설립허가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돼 2022년 부분 개교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향을 떠난 뒤 40년 만에 방문했다는 귀향객 김모(70)씨는 “천년 목사골 나주에 세계적인 대학이 들어선다는 것을 고향을 방문해 처음 알았다”며 “나주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발판을 마련한 것 같이 기쁘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카이스트, 포스텍, 지스트 등 과학특성화 대학들이 이미 포화인 상황에서 새로운 에너지전문 공과대학인 한전공대를 설립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A대학 B교수는 “지방대학들이 극심한 학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는 것만이 최선인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며”기존 대학을 활용한 전기분야 특성화 등도 고려했으면 한다”고 다소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강인규 나주시장은 1일 열린 2월 정례회에서 “한전공대 유치는 2005년 혁신도시 유치 이후 손에 꼽을 만한 가장 큰 성과”라며 “한전공대가 원활하게 개교할 수 있도록 한치의 오차 없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주혁신도시 한 관계자는 “한전공대 설립이 확정됨에 따라 빛가람도시가 세계적인 에너지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대학설립을 위한 정치권의 동의가 우선 필요하고 특별법 등을 통해 예산배정을 명문화하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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