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무쟁의 요구 등 놓고 노사대립
161일째 파업, 23명 8일째 단식농성
“설에도 가족들 뿔뿔이 흩어져야”
파업 100일째 2주 집중교섭 무성과
“오죽하면 설날 고향에도 가지 못하고, 차가운 복도에서 조상님들께 차례를 지내겠습니까?”
사측의 3년 무쟁의 요구 등에 맞서 4일로 161일째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울산 울주군 고강알루미늄 노조원들은 설날인 5일 농성장인 서울 서초동 평화빌딩에서 차례상을 차려놓고 합동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 91명은 5일 정오 모기업인 알루코 회장실이 있는 서울 서초평화빌딩 13층 복도에서 울산에서 상경한 노조원들의 다섯 가족 10여명과 조촐한 차례상을 차려놓고 제사를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조합원 91명 전원은 지난달 21일부터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중 23명은 설날인 5일 단식 9일째를 맞는다.
조합원들은 설을 맞았지만 고향으로 내려갈 수도 파업을 중단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조상님들에게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촐하지만 농성장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한 것이다. 이 회사 강대희(51)노조지회장은 “설을 맞고도 차디찬 복도와 계단에서 농성해야 하는 현실이 기가 막히고 분노스럽기까지 하다”며 “가족들과 뿔뿔이 흩어져 설을 쇠야 하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울산에서 올라온 다섯 가족과 차례를 지내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당초 26명이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나 조합원 평균연령이 53세에 달해 당뇨,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50대 조합원 3명은 단식을 중단하기도 했다. 나머지 단식에 참가하지 않는 조합원들은 평화빌딩 앞 텐트와 광화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추위와 버티며 상경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알루미늄 압출 제품 제조업체인 고강알루미늄은 전임자 3분의 1 감축, 3년 무쟁의, 상여금 감축 등을 요구하는 사측과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8개 계열사에 베트남 5개 공장을 두고 있는 이 업체는 금속노조 소속 다른 업체에 비해서는 임금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사측이 단체협약 포기를 요구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 노사는 파업 100일째 되던 지난해 11월 2주 동안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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