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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들의 독무대였던 렌털시장에 대기업들이 점차 눈독을 들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렌털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업계 판도도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기존 렌털 서비스를 새로운 가전제품 관리 서비스인 ‘케어솔루션’으로 전환했다.
이 서비스는 핵심 부품 교체, 위생 관리 등 전문적인 종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사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주고객이지만 제품을 일시불로 구매한 고객도 비용을 내면 케어솔루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종합 관리 서비스로 기존 렌털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해 시장 주도적 사업자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렌털시장 공략은 이미 10년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수기 등 몇몇 제품만을 들고 렌털 시장 문을 두드렸으나 최근에는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건조기, 스타일러 등 판매하는 거의 모든 제품이 렌털이 가능하다.
정수기 렌털 시장에는 LG가 점유율 10%를 넘어서며 2, 3위권 업체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렌털 사업은 수익은 해마다 증가해 올해 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도 렌털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SK는 동양매직을 인수해 SK매직으로 이름을 바꾼 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SK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안심OK’ 라는 별로 렌털 브랜드도 지난해 론칭했다. SK매직 역시 정수기 렌털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며 선두권 그룹에 합류했다. 류권주 SK매직 대표이사는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까지 렌털 누적계정 300만을 기록해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중견기업 교원그룹과 접점을 늘리며 렌털 시장을 우회 공략하고 있다. 삼성과 교원은 아직 정확한 제품군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올해 에어컨,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을 렌털제품으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에 교원의 기존 렌털망 서비스가 시너지를 낼 경우 시장 판도 재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렌탈 시장은 코웨이, 청호나이스 교원, 웅진 등 중견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LG등 대기업들이 렌털 시장 공략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중견기업들의 우세가 계속 이어진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렌털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대기업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중견기업의 판매망을 단숨에 뺏기는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업의 존재감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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