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분노’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주상욱이 이민정의 도움으로 골드그룹 경영권을 손에 쥘 수 있는 태정민의 지분을 손에 넣은 가운데, 주상욱이 돌담길을 걷던 이민정을 기다려 원망을 쏟아내는 장면이 최고시청률 8.2%(닐슨 미디어 리서치 제공)를 올렸다.
지난 2일 방송된 '운명과 분노'(극본 이제인, 전찬호, 연출 정동윤) 36회는 수도권 시청률 7.5%, 전국 시청률 7.3%를 올리며, 주상욱과 이민정의 드러나지 않는 공조가 주는 은밀한 통쾌함,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 시작에 대한 시청자의 바람 등을 그대로 반영했다. 최고시청률은 11시 1분경, 주상욱과의 지난 아름다운 추억을 돌아보며 성곽 길을 걷는 이민정과 그런 이민정을 기다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냐?"면서 투정하듯 원망을 토해내는 주상욱으로,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과 죄책감, 원망이 고스란히 전해져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다.
33회는 2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태인준(주상욱)에서 시작됐다. 태인준은 ‘선하고 의식 있는 CEO’ 이미지 만들기에 한창인 태정호(공정환)를 찾아갔다. 정호는 살벌한 복수를 예고하는 인준의 기세에 긴장했지만 애써 감정을 숨겼다.
회사를 나서려던 태인준은 로비에서 구해라(이민정)와 마주쳤다. 태인준은 구해라를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봤고, 해라는 인준을 보며 한동안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이후 구해라는 태정호의 연락을 받고 평창동으로 갔고, 그곳에서 태정호가 골드 제화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한편, 고아정(심이영)은 남편 정호에게 아들을 한국으로 들어오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정호는 아정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만신창이가 된 아정은 식구들의 악행이 기록된 녹음테이프들을 보며 무언가 결심한 듯 핸드폰을 들었다.
다음날 고아정은 태인준을 만나 녹음한 자료들을 건네며 태정호를 무너뜨려 달라고 부탁했고, 인준은 녹음 파일들을 들으면서 한성숙(송옥숙)과 태정호가 현 실장(조승연)과 태 회장(고인범), 그리고 자신에게 저지른 악행들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인준은 대학 강단에 선 구해라를 만나러 갔다. 인준은 강연이 끝난 후 해라에게 다가가 그녀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며 결코 해라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해라는 인준을 향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이후 태인준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차수현(소이현)과 재회했다. 차수현은 구해라를 무너뜨리는 일을 도와주겠다고 말했고 태인준은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 수현은 인준에게 자신의 토크쇼에 해라가 출연할 예정이니 꼭 시청하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과연 태인준이 한성숙과 태정호의 죄를 세상에 알리고 그들을 벌할 수 있을지, 구해라의 언니가 의식을 찾고 진실을 밝힐 수 있을지 마지막 회에 대한 궁금증이 극대화되는 상황이다.
'운명과 분노'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와 운명인 줄 알고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목적을 위해 남자를 차지하려는 여자와 복수심에 차 그 여자를 되찾으려는 남자 등 네 남녀의 엇갈리는 사랑과 분노를 담은 현실성 강한 격정 멜로 드라마로 오는 9일 오후 9시 5분 마지막인 37~40회가 방송된다.
강기향 기자 gihyang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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