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온실가스 배출 줄이는 작은 실천 4가지는

2일 닷새 간의 설 연휴가 시작하면서 민족 대이동이 시작했다. 명절 연휴에는 대다수 기업의 사업장이 문을 닫는 만큼 산업 부문 탄소 배출은 줄지만, 대규모 인파가 승용차로 이동하고 많은 양의 음식과 일회용품이 버려지면서 일상 생활 속 탄소배출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명절 연휴 기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명절 연휴에는 전국 가정이나 식당 등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급증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설 연휴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명절 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다. 매일 전국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은 1만2,000톤으로 연간 438만톤에 달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만 연간 9,000억원이 드는데 식량자원의 가치까지 더하면 사회적 비용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음식물 쓰레기를 20%만 줄여도 4조원을 아낄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145㎏(승용차 47만대 1년 운행 시 배출량)나 줄일 수 있다. 연휴 5일 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20% 줄이면 2만톤CO2(온실가스 배출량, 1톤CO2는 경유 1 ℓ 사용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설에는 음식 준비를 평소보다 20% 줄여보는 건 어떨까.
◇간소한 명절 선물 포장
지난해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불거진 플라스틱 처리 문제는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운 계기가 됐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그 피해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명절에는 과대 포장된 선물로 인해 플라스틱과 비닐 폐기물이 급증한다. 그러나 최근 유통업계에선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명절 선물 세트도 환경을 고려한 상품들이 부쩍 늘고 있다. 과일 선물 세트만 해도 저탄소 방식으로 재배한 과일과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위주로 포장을 한 상품을 구입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일회용 제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종이컵 사용량을 1인당 1개씩만 줄여도 하루 350톤CO2를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을 버릴 경우 음식 잔여물이나 비닐, 테이프 등 이물질을 최대한 제거한 뒤 버리는 것이 좋다. 특히 음식물은 함께 버려지는 다른 플라스틱까지 오염시켜 재활용을 막는 주범이 된다. 세계적으로 매년 3억3,000만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지만 재활용되거나 소각되는 것은 20%도 안 된다고 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없다면, 최소한 플라스틱을 깨끗하게 버리는 것만으로도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승용차는 경제 속도 준수
명절에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버스를 이용하면 85%, 기차를 이용하면 90% 줄일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제 속도(시속 60∼80㎞)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경제 속도를 지키며 운전하면 연료를 10% 아끼고, 배출가스도 줄일 수 있다. 친환경 운전(배기량 2,000ccㆍ연간 1만5,500㎞ 기준)을 실천하면 차량 1대당 연료를 연간 약 550ℓ까지 아끼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1.3톤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급출발ㆍ급가속ㆍ급감속 등 ‘3급 자제’도 온실가스 감축에 큰 도움이 된다. 급출발을 하지 않으려면 첫 3초간 시속 20㎞ 정도까지 천천히 가속해 출발하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공회전은 연료 낭비는 물론 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이다. 5분 이상 공회전을 하면 1㎞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연료가 낭비되고 오염물질이 계속 배출돼 대기질을 악화시킨다. 에어클리너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에어클리너가 오염된 상태에서 운전하면 차량 1대당 연간 90㎏의 이산화탄소가 더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렁크나 차 내에 있는 불필요한 짐도 잠시 내려놓자. 자동차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3~7% 개선되고 이산화탄소도 8% 안팎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자동차 중량을 100㎏ 줄이면 100㎞당 이산화탄소 배출을 350~850g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조사도 있다.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가전제품은 전원이 꺼져 있더라도 플러그가 꼽혀 있으면 조금씩 전기를 소모한다. 특히 대기전력이 있는 제품은 플러그만 꽂아놓아도 적지 않은 전기가 새어나가게 된다. 2011년 조사이긴 하지만 연간 전국 일반 가정에서 낭비되는 대기전력은 61만8,000만㎾로 50만㎾ 화력발전소 1기의 전력생산략을 웃돌았다. 가정에선 TV와 연결된 셋톱박스의 대기전력 소모량이 12.3W로 에어컨이나 전기밥솥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인터넷 모뎀(6W), 보일러(5.8W), 유무선 공유기(4W) 등도 적지 않았다.
1가구당 보유 평균 가전제품 수가 20대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귀성으로 오랜 기간 집을 비울 경우 사용하지 않는 전기용품의 플러그를 뽑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를 상당량 줄일 수 있게 된다. 단순히 플러그를 뽑고 다시 꼽는 정도의 수고만으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일일이 플러그를 뽑는 것이 귀찮다면 TV 셋톱박스와 인터넷 관련 기기의 플러그만이라도 빼고 집을 나서 보자. 작은 실천이 모이면 석탄화력발전량을 줄이고 더 나아가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