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주 소재의 카페 앞에서 한 시민이 길바닥에 앉아있는 노숙자에게 현금을 나눠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최저 기온이 영하 30도, 체감온도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한 시민이 재치 있는 눈사람을 만들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빌 벨리스 페이스북 캡처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마냥 미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북극에서 내려온 ‘극소용돌이’의 영향으로 미국의 최저기온은 -30도, 체감온도는 -50도까지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북극과 남극에 상주하는 성층권 인근의 폭풍인 극소용돌이는 최근 몇 년 새 미국 내륙으로 남하하는 일이 잦아졌다. 극소용돌이의 외각에 부는 제트기류가 소용돌이의 남하를 저지하는데, 이 기류가 뒤틀리면서 소용돌이가 북아메리카 대륙을 덮친다.

대한민국 전체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호수가 얼고 20명이 넘는 한파 사망자가 속출한 ‘살인적 추위’지만, 미국 시민들은 특유의 재치로 매서운 바람을 헤쳐가고 있다.

뜨거운 물을 머리 위로 뿌려 퍼지는 증기를 촬영한 사진은 ‘한파스타그램’의 필수품이다. 널어놓은 바지가 그대로 얼어붙었다면 걷어서 녹이기 전에 세워놓고 ‘인증’하는 것 역시 미국 문화권의 오래된 유머다. 일부로 바지를 얼려서 이웃집 앞에 세워놓고 집을 나서는 이웃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난을 치기도 한다. 한 겨울에 비키니를 입고 있는 눈사람은 아무리 추위에 인상을 찌푸린 사람이라도 한 번은 웃게 한다.

거리의 노숙자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행인, 칼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은 유머 대신 따듯함으로 추위에 맞선다. 추위에 마냥 위축되지 않은 채 되레 즐기고, 돕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겨울을 보낸다. 웃음도, 온정도 모두 사람에게서 나오기에, 결국 살을 에는 추위는 곁에 있는 사람들과 이겨간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미네소타 주의 한 소방관이 30일 얼음을 뒤집어 쓴 채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카고의 한 주민이 뜨거운 물을 뿌려 증기를 만들고 있다. 뜨거운 물을 추운 날 공중에 뿌리면 빠르게 기화되며 풍성한 증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EPA 연합뉴스
미네소타 주의 한 소방관이 30일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화재 진압에 사용 된 물이 그대로 얼어붙어 집 벽에 얼음이 얼고 지붕에 고드름이 맺혔다. AP 연합뉴스
미네소타 주의 한 가정집 앞에 얼어붙은 청바지들이 세워져 있다. 날이 추울 때면 일부로 청바지를 얼려 세워놓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 AP 연합뉴스
미네소타 주의 어린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추운 날에 진행 된 하키 게임’ 세계기록을 세우기 위해 31일 하키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카고의 한 시민이 30일 오전 출근길에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얼어붙은 미시간호를 배경으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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