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무죄 선고를 뒤집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6월 실형을 선고한 서울고법 홍동기(50ㆍ사법연수원 22기) 부장판사는 2017년 2월부터 성폭력 전담 재판부를 이끌며 관련 사건에 대한 선도적인 판결을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인권보장에 앞장선 공로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로부터 우수 재판관으로 선정된 적도 있다. 협의회 측은 당시 “준강간 사건 등에서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깊이 이해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애인과 말다툼을 하다 협박ㆍ감금한 후 살해한 남성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23년을 선고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엔 노래방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하려다 여성이 거부하자 때려 숨지게 한 남성에게 징역 25년 중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 사건은 애초 성폭력 전담재판부인 형사 8부에 배당됐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과 재판부 사이에 연고 관계가 있어 홍 부장판사 재판부에 재배당됐다.
홍 부장판사는 1993년 판사 생활을 시작해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인 2006년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에 발탁됐다. 이후 양형위원회 운영지원단장, 공보관을 거쳐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부임했다. 공보관 시절 약 5개월 동안 양승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도 있다. 최근 법원 인사에선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됐다.
안 전 지사 재판 주심인 성언주(43ㆍ30기) 판사도 눈길을 끈다. 홍 부장판사와 함께 형사 12부에 근무하는 성 판사는 안 전 지사 사건을 맡은 1,2심 재판부에 유일한 여성법관이었다. 성 판사 역시 홍 부장판사와 함께 2017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로부터 우수 재판관으로 선정됐다. 2012년에는 서울변호사회가 뽑는 우수 법관에도 선정된 바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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