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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스마트 세상, 스마트하게 살기

입력
2019.02.02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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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폰, 스마트 TV,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 ‘스마트’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의 발달과 함께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격변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 변화의 키워드는 초지능ㆍ초연결인데, 이를 가장 적절히 설명해 주는 형용사가 ‘스마트’다.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스마트 폰은 단순 휴대전화가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업무까지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 전화라기보다는 컴퓨터다. 스마트 홈도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다. 아침에 모닝콜이 울리면 커피머신이 알아서 커피를 내리고 외출 시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해놓고 어디에 있건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가스, 냉난방, 조명 등 집안의 모든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도시의 공공기능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대중교통 서비스 정보, 교통 상황, 날씨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 준다. 또한 스마트 공정이 도입된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제품 생산 전 과정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돼 중앙제어실 스크린을 통해 공장 가동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연결과 지능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스마트 세상에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간 소통은 물론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사물과 사물 간의 소통이 가능하다. 스마트는 대부분 정보통신 기술과 관련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국제 정치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파워라는 용어가 그렇다. 이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지혜롭게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드 파워란 군사력과 같은 물리적 힘을 일컫는 전통적 국력 개념이고, 소프트 파워는 매력, 설득력, 문화적 영향력을 말한다.

영어 단어 ‘스마트(smart)’는 우리말로는 ‘똑똑한, 머리가 좋은, 지혜로운, 총명한’ 등의 의미를 갖는다. ‘지혜로운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는 현존 생명체 중 가장 총명한 존재다. 인간은 호기심을 갖고 사물을 관찰하고 탐구하고 생각하면서 지식을 축적해 왔고 그것이 고도의 인류문명을 이루어낸 원동력이다. 사람이 총명하다는 것은 어떠하다는 걸까. 한자어 총명(聰明)을 풀어보면 ‘귀 밝을 총, 밝은 명’이다. 귀가 밝고 눈이 밝다는 거다. 귀가 밝다는 것은 청력이 좋다는 게 아니라 들은 걸 잘 기억하고 주의 깊게 듣는다는 뜻이다. 또한 눈이 밝다는 것은 시력이 좋은 게 아니라 본 걸 잘 기억하고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정보와 지식의 출발점은 보고 듣는 것이다. 이를 견문(見聞)이라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들으면서 깨닫고 지식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삶은 보고 들으면서 정보와 지식을 얻고 견문을 넓혀 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요즘의 변화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 부르건,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건 용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세상이 지능정보화되고 있고,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가 하루하루 보고 듣는 것은 매일 새로워진다. 사회가 스마트해지면 사람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사회가 바뀌니까 사람이 변해야 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한 사람이 사회를 스마트하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스마트 세상을 이끌어가는 건 스마트 피플이다. 이들은 뉴미디어 리터러시, 컴퓨팅 사고력, 융합적 마인드, 가상 협력 능력 등과 같이 새로운 능력과 소양을 갖춘 사람들이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능력은 잘 보고 잘 듣는 능력이다.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가장 좋은 학습법은 보고 듣는 것이다. 스마트 피플은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해 변화를 감지하고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하고 거기에서 핵심적인 메시지를 읽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스마트하게 살려면 잘 보고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통찰력도 생기고 공감 능력도 생긴다.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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