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가 두 달째 이어졌다. 반도체 가격과 유가가 회복될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게 정부 전망이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463억 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은 두 달 연속 감소인데, 이는 2016년 9~10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무역 분쟁 등 통상 여건 악화, 반도체 가격과 국제유가 하락 등이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져서라기보다는 경기순환적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수출 물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늘었지만 수출 단가는 13.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서버 증설 등 투자를 연기하고 미리 구매해뒀던 반도체 재고를 정리하는 등 전체적인 수요가 줄어들면서 23.3% 하락한 74억2,000만달러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수출은 최고 실적(124억3,000만달러)을 달성했던 지난해 9월 이후 계속 하락세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단가가 낮아진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도 부진했다. 각각 34억7,000만달러, 3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과 비교해 4.8%, 5.3% 감소한 수치다. 이 밖에 선박(-17.8%), 디스플레이(-7.5%), 무선통신기기(-29.9%), 섬유(-3.3%), 컴퓨터(-28.2%), 가전(-0.3%) 등 주요 품목 대부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84개월 연속 흑자 기조는 유지됐다. 수입 역시 450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13억4,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일반기계(1.7%, 45억달러)와 철강(3.3%, 28억달러) 자동차(13.4%, 36억7,000만달러), 2차전지(14.5%, 6억6,000만달러) 등 일부 품목의 수출 증가가 힘을 보탰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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