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주력인 가전사업부 선전으로 창사이래 최고 수준의 영업 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고질적인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으로 악화돼 향후 실적 개선에 큰 숙제를 남겼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61조 3,417억원, 영업이익 2조 7,03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61조 3,963억원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의 최고 기록 2조 6,807억원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창사이래 최대 영업이익의 일등 공신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and Air Solution) 사업부와 TV, 모니터, 오디오를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부다. H&A와 HE사업부는 지난해 각각 1조 5,248억원과 1조 5,18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부 부진이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MC사업부는 지난해 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적자폭을 7,901억원까지 늘렸다. 자동차전장 부품을 담당하는 VC (Vehicle Components)사업 부문도 1,1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에 부담을 안겼다.
이로 인해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4% 감소한 757억원에 그쳤다. LG전자가 지난해 1분기 1조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어닝 쇼크’ 수준이다.
MC와 VC 사업부의 부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LG전자 전체 실적 개선세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주요 증권사들은 두 사업부문의 적자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시장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원가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장의 정체가 예상되지만 올해 5G(세대) 도입을 계기로 실적 개선에 반등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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