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에 주주제안... 사실상 경영진 퇴진 요구
사외이사 2명과 감사1명도 직접 추천
공격적인 경영참여 신호탄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사실상 한진칼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도 직접 추천했다. 본격적인 경영 참여 신호탄을 쏘아 올린 모양새다.
강성부 펀드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3월 열릴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고 한진칼과 한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성부 펀드는 한진칼과 한진의 2대주주다.
강성부 펀드는 우선 주주제안을 통해 임기가 만료되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 재선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강성부 펀드는 “(석 대표는) 한진해운을 지원해 한진그룹 전체의 신용등급 하락을 야기했다”며 “회사의 최대주주 측근으로서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고 주주이익을 반영할 후보자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은 석 대표가 지난 2013년 12월 취임하고 4년 뒤인 2017년 2월 파산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대여금 1,500억원, 유상증자 4,000억원, 영구채 인수금 2,000억원 총 7,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파산은 막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연간 1,200억원 규모의 이자비용 추가로 지급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강성부 펀드는 이 같은 상황의 책임이 석 대표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재선임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강성부 펀드는 한진칼 경영에 직접 참여할 인사를 선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감사에 김칠규 회계사를, 사외이사 2명으로 조재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추천했다. 강성부 펀드는 “임기가 만료되는 조현덕 사외이사는 회사의 법률 대리를 맡았던 김앤장 소속 변호사로, 김종준 사외이사는 조양호 대표이사의 경복고등학교 동문으로 독립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며 “조재호, 김영민 사외이사는 결격사유가 없고 회사와 어떠한 거래관계도 없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강성부 펀드는 한진에도 박지승 진성회계법인 대표를 감사로 추천했다.
강성부 펀드는 사외이사 2명 선임제안의 배경과 관련해 “당초 독립된 감사 1인의 선임만을 제안할 계획이었으나, 회사가 지난해 말 뚜렷한 이유 없이 단기차입금의 규모를 1,650억 원에서 3,25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강성부 펀드는 이어서 “지배주주 및 현 경영진과 무관한 독립적인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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