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특수를 겨냥하던 유통업계의 마케팅이 이제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밸런타인데이로 집중되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별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밸런타인데이 마케팅 경쟁이 한창이다. 마트나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주요 ‘대목’이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라면, 편의점이나 카페 같은 소형 업체들에겐 밸런타인데이가 개인 단위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적은 비용으로 상대방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을 구매하려는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다.
GS25는 방송인 유병재씨를 모델로 한 1990년대 아이돌 잡지의 표지가 그려진 포장 박스에 초콜릿을 담았다. 새로운 복고라는 뜻의 신조어 ‘뉴트로(Newtro)’ 콘셉트를 살린 상품이다. 초콜릿 이외에 복고 콘셉트를 살린 딱지도 함께 들어 있다.
CU는 감성적, 감각적인 느낌을 뜻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세대의 신조어 ‘갬성’을 키워드로 삼았다. 초콜릿 포장에 ‘니가 조코, 이건 초코’, ‘2019년 꽃길만 걷자’처럼 SNS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갬성 문구가 적힌 메모를 달았다. 세븐일레븐은 마차나 와인잔 모양의 용기에 초콜릿을 담아 선물 받은 뒤 실내 인테리어 용으로 쓸 수 있게 디자인했다.
편의점업계가 밸런타인데이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매출 증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이 GS25의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년 대비 27.8%, 2017년 26.4% 각각 증가했다.



커피전문점들 역시 밸런타인데이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다양한 식자재를 활용한 자체 조리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카페라는 콘셉트에 맞춰 딸기와 민트 초콜릿을 활용해 색상과 맛이 대비되는 케이크와 마카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민트 특유의 상쾌한 향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의 호응을 투썸플레이스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자체 개발한 레시피를 도입한 초콜릿 선물세트에 고급스러움을 입혔다. 달콤 쌉싸름한 맛의 벨기에산 다크 초콜릿에 생크림을 더해 부드럽게 녹아 들게 했고, 초콜릿 겉면에는 스페인산 코코아파우더를 뿌렸다. 이를 과일과 꽃 향기가 나는 포장지에 담아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유통업계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은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가 점차 소용량화, 고급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보민 GS리테일 초콜릿MD는 “남에게 선물하는 용도뿐 아니라 자신의 소비를 위한 구매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콘셉트와 프리미엄 상품 도입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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