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주의 책] 닫힌 문을 두드리며 건네는 따뜻한 위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주의 책] 닫힌 문을 두드리며 건네는 따뜻한 위로

입력
2019.01.31 14:41
수정
2019.01.31 18:37
18면
0 0

‘빛깔의 느낌이 무겁고 침침하다.’ ‘어둠’의 사전적 표현이다. 박소란 시인의 두번째 시집 ‘한 사람의 닫힌 문’은 그런 마음을 노래한다. 시는 슬픔을 자주 이야기한다. “슬픔이 왔네/실수라는 듯 얼굴을 붉히며/가만히 곁을 파고들었네 새하얀 무릎에 고개를 묻고 잠시 울기도 하였네”(‘감상’)

시에서 독자가 얻는 건 어둠이 지닌 절망이 아닌 아름다운 빛깔이다. 절망하는 대신 위로하는 박 시인의 언어 덕분이다. “전기장판에 누워 겨울을 난다/어떤 슬픔에도 끄떡하지 않는다”(‘전기장판’), “여느 때와 같이/침묵의 안간힘으로, 나는, 견딜 수 있다”(‘울지 않는 입술’) “나는 걷고 있고 그러므로 살고 있다”(‘천변 풍경’)

닫혀 있는 누군가의 문을 마주하고 문 너머의 그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박 시인의 시가 말한다. “얼마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나는, 그 시무룩한 얼굴을 데리고서/한 사람의 닫힌 문을 쾅쾅 두드렸네”(‘감상’) “당신은 무얼 먹고 지내는지/궁금합니다/이 싱거운 궁금증이 오래 가슴 가장자리를 맴돌았어요”(‘심야 식당’)

한 사람의 닫힌 문

박소란 지음

창비 발행ㆍ168쪽ㆍ9,000원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