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호연의 하이킥] "1위 두려운 시대?" 올해도 사재기 의혹, 정말 오해일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호연의 하이킥] "1위 두려운 시대?" 올해도 사재기 의혹, 정말 오해일까

입력
2019.01.31 16:56
0 0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 재킷. 인디안레이블 제공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 재킷. 인디안레이블 제공

2019년에도 사재기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정말 오해일까, 또는 누군가의 착각일까.

새해 음원 차트 1위의 왕좌는 청하, 엠씨더맥스, god, 폴킴, 이소라에 이어 우디가 차지하고 있다. 우디는 지난 23일 발표한 싱글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으로 가파른 역주행을 기록하더니 30일 오후부터는 멜론, 지니, 벅스, 엠넷,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 사이트 5곳의 실시간 차트와 그 중 지니, 벅스, 엠넷의 일간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일부 리스너들은 이번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의 역주행을 두고 '사재기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우디는 지난 2011년 엔트레인으로 데뷔한 8년차 가수지만 엔트레인이 큰 인기를 얻지 못한 채 해체했고, 이후 솔로로 전향했으나 다른 1위 가수에 비해 곡 수와 인지도가 적다는 점이 그 이유다.

이에 우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저조차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네요. 믿기 힘들어요. 행복하기보단 엄청 복잡한 마음"이라며 "이렇게 큰 사랑이 저를 높은 파도처럼 덮치네요. 저는 다년간의 무명 생활로 마음이 바위처럼 단단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믿어주세요"라는 글을 적으며 간접적으로 사재기 의혹을 해명했다.

우디, 오반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우디, 오반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사실 우디에게도 차트를 거슬러올라갈 만한 명분은 있다. 우디의 친형인 프로야구선수 김상수, 같은 축구단 FC 앙투라지 소속의 로이킴, 정준영 등이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을 홍보했기 때문. 또한 우디는 SNS를 통해 라이브 버전, 어쿠스틱 버전 영상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게재하며 직접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의 입소문을 냈다.

이런 가운데 오반이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아티스트들이 1위를 두려워 하는 시대"라는 글을 올렸다. 오반은 지난해 8월 숀이 '웨이백홈(Way Back Home)'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을 때도 "올바른 방법으로 겨우 성과를 이루어도 고개 숙이라고 하는 나라"라고 일침을 했던 바 있어 이번 글 또한 '우디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는 중이다.

지난해 장덕철의 '그날처럼', 닐로의 '지나오다', 숀의 '웨이 백 홈'은 음원 차트 1위를 하고도 온전한 축하를 받지 못했다. 적은 인지도와 새벽마다 오르는 음원 추이로 사재기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은 역주행의 원인을 바이럴 마케팅에서 찾으면서 사재기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장덕철과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 숀의 소속사 DCTOM, 오반 소속사 로맨틱팩토리 등은 지속적인 악플러 및 허위 사실 유포자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가수들 또한 각자 자신의 SNS 등을 통해 1위에 대한 소감을 전했고, 숀은 SBS '본격연예 한밤'이나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등에 직접 출연해 의혹을 해명했다.

숀, 닐로. 각 소속사 제공
숀, 닐로. 각 소속사 제공

그럼에도 2019년까지 사재기 의혹은 또 다른 가수를 향하고 있다. 이쯤 되니 사재기 의혹 자체를 일부 네티즌의 오해라고 바라보는 시선도 제기됐다. 인지도가 적은 가수들의 역주행을 모두 사재기로 단정 짓는 것도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다는 것. 리스너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31일 문체부의 대중문화산업과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음원 사재기 여부를 밝혀달라고 진정을 낸 닐로, 숀의 소속사에 오늘 '사재기 행위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회신을 줬다. '사재기가 맞다' 또는 '아니다'라고 결론을 짓지는 않았다. 닐로, 숀의 소속사 측에서 제출한 자료가 완전하지 않았고, 그걸 토대로 분석한 결과 다른 3곡과 비교했을 때 (닐로, 숀의 노래의 추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한정된 기간에 한정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해서 사재기 행위라고 구별하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음원 사재기 관련 이슈나 요청이 있다면 추가적인 분석과 검토 과정을 거칠 것"이라면서도 "시스템적으로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사재기 의혹이 발생했을 때 처리할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검토할 것이고, 현장 전문가와 함께 현장에서 자료를 직접 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는 방향을 예고했다.

문체부 조사가 해를 넘겨 이어질 만큼 사재기 의혹은 많은 가요계 관계자와 리스너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이다. 이를 향한 여러 가지 시선들에 대해 모두 주목할 만 하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