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헌 중사 제2인생 시작… 19차례 수술 견디고 전역식

“군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패럴림픽 조정 금메달리스트 하재헌으로 인사 드리고 싶다.”
비무장지대(DMZ) 수색에 나섰다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25) 중사가 전역하며 결심을 밝혔다.
31일 육군에 따르면 하 중사는 지뢰도발 당시 소속부대였던 육군1사단 수색대대에서 전역했다. 전역식을 마친 후에는 박정환 1사단장이 주관해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의 발’ 앞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당시 작전팀원들과 가족, 친지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2015년 8월 서부전선 DMZ 수색작전에 투입된 하 중사는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당시 쓰러진 하 중사를 구하려던 김정원 중사(당시 하사)도 2차 지뢰 폭발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평화의 발’은 하 중사와 김 중사의 발을 형상화해 같은 해 12월 만들어진 조형물이다.
하 중사는 지뢰 폭발 이후 생사를 넘나드는 19차례 수술 끝에 회복한 뒤 의족을 달고 굳건히 일어서 장애인 조정 선수로 활약해 왔다. 지난해 10월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남자 조정 개인전 1,000m PR1(선수부) 경기에 참가해 5분 56초 64를 기록해 은메달을 따내는 등 전국체전과 아시안컵 등 5개 국내외 대회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가져갔다.
하 중사는 “고향 같은 1사단 수색대대로 복귀해 전역식을 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응원과 격려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당시 작전팀장이었던 정교성 육군 상사는 "잘 극복해준 하 중사가 대견하다”며 “군 생활에서 보여준 용기와 끈기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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