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0대 남편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간경화 등을 앓는 아내가 피를 토하고 쓰러졌는데도 119 신고 등을 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형사4부(부장 정종화)는 유기치사 혐의로 A(3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후 11시 5분쯤 집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진 아내 B(당시 43)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부터 간경화와 식도정맥류 질환을 앓아온 B씨는 쓰러진 지 3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2시쯤 식도정맥류 파열로 인한 출혈로 숨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선 “아내가 쓰러져 장모에게 전화하려고 했으나 아내가 막아 하지 않았다”며 “쓰러진 다음날 오전에도 인공호흡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진술과 외력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를 토대로 단순 변사로 봤으나 검찰은 아내가 쓰러졌을 때 A씨가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유기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추가 조사 결과 A씨는 아내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도 숨진 아내를 집에 두고 출근을 했다가 퇴근 후에야 처가에 사망 사실을 알리고 112에 신고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경찰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긴 후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범행을 자백 받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아내가 자주 술을 마셨고 술 심부름도 시켰다”라며 “119를 부르고 병원에 입원하면 비용이 나가고 간병을 해야 하는데 그게 싫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B씨 간경화 등 질환을 치료해온 주치의를 상대로 “피해자가 응급조치를 받았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받아 보완 수사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한 수사 지휘와 보완 수사로 피의자가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밝혀낸 사례”라며 “철저한 공소 유지로 피의자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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