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일건 함포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5년 실전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는 남중국해 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CNBC는 30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의 보고서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이달 초 레일건 함포를 시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2011년 레일건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4년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2015년부터는 치사량을 늘려 확장된 범위에서 공격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높여왔다. 특히 2017년 12월에는 레일건 함포를 군함에 성공적으로 장착했다. 미 정보당국은 이 같은 중국의 레일건 함포 개발 및 배치 단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23년까지 해저 실험을 완료하고 2025년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2월 홍콩 명보는 중국군 남해함대에 소속된 4,800톤급 대형 탱크상륙함인 ‘하이양산(海洋山)함’의 함포가 바뀐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하이양산함에는 원래 37㎜ 구경 함포가 장착돼 있었는데 최소 203㎜에 달하는 거대 함포로 바뀌었고, 전문가들은 새 함포를 최첨단 레일건 함포로 추정했다.
레일건은 화학 폭발 대신 전자기력을 이용해 포탄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기다.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발사체를 음속의 6~10배로 날려 보내 발사 속도와 사정거리, 화력 측면에서 기존 화약 함포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당 최대 2.6㎞ 속도로 약 200㎞ 떨어진 곳을 공격할 수 있다. 워싱턴에서 레일건을 발사할 경우 90초 만에 필라델피아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대함 공격은 미사일로 주로 이뤄져 군함의 화력을 결정하는 것은 공중이나 육지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공격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현재 군함에 주로 장착되는 127∼130㎜ 함포는 미사일 방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기존 함포보다 포탄 장착 속도가 훨씬 빠르고 사거리도 훨씬 긴 레일건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함포의 유효 사거리가 20㎞가량인 데 비해 레일건의 사정거리는 100㎞를 훨씬 넘는다.
레일건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오랫동안 미국과 러시아, 이란 등이 공을 들여온 첨단무기다. 초기 개발ㆍ설치 비용은 크지만 그 이후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포탄 발사 시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하고, 포신에도 심각한 마모가 발생하는 건 단점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중국이 함포 레일건을 한번 발사하는데 2만5,000~5만달러(약 2,796만~5,592만원)가 소요됐다고 평가했다. 기술 차이로 인해 정확한 비교가 될 수는 없지만, 미 해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140만달러(약 15억6,590만원)가 소요된다.
미국 해군도 레일건 함포를 개발했지만 미 해군연구소에 의해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기밀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는 2017년 7월 취역한 미국의 차세대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함’, 지난해 본격 활동에 들어간 최신 스텔스 구축함인 ‘줌왈트함’ 등에 장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보당국은 중국의 레일건 함포 개발이 남중국해 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레일건 함포가 장착된 것으로 전해진 중국 해군의 하이양산함도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 소속이다. 중국이 레일건 함포 실전배치를 통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실효지배력을 높이려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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