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의 조기 대선 요구 일축
“군사협력 잘 되고 있다”…러시아 후견 역할 과시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조기 대선은 없을 것”이라며 야권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30일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정당했다”며 “(나에 대한 퇴진 압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집착하는 나라들의 말도 안 되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난 68%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국제적 감시 아래 있는 투명한 전자 시스템을 통해 정당하게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새로운 대선을 원한다면 2025년까지 기다려라”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한 데 대해서도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마두로 대통령은 야당과 미국 등 자신의 퇴진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세력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국익, 평화와 미래를 위해 야당과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단 국제 중재자(mediator)들이 참여하는 조건 하에 대화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했으나 “현 상황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러시아에 대해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움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잘 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자신의 후견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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