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남자친구가 싸움 시작했고 협박당한 점 등 고려”
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28)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성관계 동영상 유포 협박까지 한 혐의로 전 남자친구 최모(28)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구씨는 남자친구 얼굴에 상처를 입힌 혐의가 인정됐지만 기소유예(혐죄 혐의는 있지만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는 것) 처분을 받고 형사 재판은 받지 않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은정)는 30일 최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과 협박, 강요 및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8월 구씨 의사에 반해 구씨의 다리 등 신체를 사진 촬영하고, 이후 관계가 틀어지자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또 9월 13일 새벽에는 구씨를 폭행해 타박상을 입히고, 싸움의 발단이 된 지인을 자신 앞에 데려와 무릎 꿇게 하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구씨가 한 광고기획사 대표와 식사 자리를 가진 것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한 연예매체에 “구하라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겠다”고 연락하기도 했지만, 실제 동영상 유포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증거에 따라 혐의가 입증된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최씨의 얼굴을 할퀴어 상처를 낸 구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나 정황 등을 고려해 바로 기소하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폭행 당일 최씨가 먼저 구씨에게 욕설을 하며 다리를 걷어차 싸움이 시작된 점을 참작했다”며 “구씨가 동영상 유포 협박을 받고 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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