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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드라마는 허접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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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드라마는 허접하다고?

입력
2019.01.30 18:51
수정
2019.01.30 19: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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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재질의 검은색 갑옷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 ‘블랙 팬서’에 나오는 영웅 블랙 팬서의 슈트만큼 세련됐다. 갑옷의 주인공은 ‘엑스가리온’. 한국에서 제작되는 동명의 어린이용 SF 드라마 속 전사다. 금세라도 찢어질듯한 은빛 의상에 투박한 헬멧을 쓴, 우스꽝스러운 한국형 영웅은 이제 없다. ‘엑스가리온’의 캐릭터는 모두 미국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슈트를 입는다. 이뿐 아니다. 영웅은 악당과 단순 몸싸움만 하는 게 아니고 화려한 액션을 펼친다. 1990년대 KBS에서 방송된 ‘지구용사 백터맨’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 비행 물체에 달린 줄을 보며 한숨을 내쉴 필요도 없다. ‘엑스가리온’의 서울 도심 전투 장면은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로 그럴듯한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블록버스터 어린이용 영웅 드라마’의 등장이다.

배우 줄리엔 강 등이 출연한 ‘엑스가리온’의 제작사는 초록뱀미디어(초록뱀)다. ‘올인’과 ‘주몽’ 같은 대형 드라마뿐 아니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시리즈 등을 성공시킨 유명 드라마 제작사다. 초록뱀이 어린이용 드라마를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록뱀 관계자는 30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촬영을 마쳤다”며 “7월 방송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 중”이라고 제작 상황을 전했다.

배우 줄리엔강이 어린이용 SF드라마 ‘엑스가리온’ 촬영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 줄리엔강 사회관계망서비스
배우 줄리엔강이 어린이용 SF드라마 ‘엑스가리온’ 촬영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 줄리엔강 사회관계망서비스

어린이 드라마 시장은 비주류 취급을 받았었다. 대형 제작사가 뛰어들었다는 건 관련 시장이 커졌다는 얘기다. 방송가엔 어린이용 SF 드라마 제작이 최근 부쩍 늘었다. ‘나노전사 로카파’를 비롯해 ‘파워 버스터즈’ 등이 잇따라 제작에 들어갔다. 동요 ‘상어가족’의 뮤직비디오 등 어린이용 영상 콘텐츠가 한국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에서 2~3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어린이용 SF 드라마 제작이 늘고 있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출연진 구성도 달라졌다. 아이돌 그룹도 어린이용 SF 드라마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룹 느와르의 멤버인 김민혁 남윤성 이준용은 ‘나노전사 로카파’에 합류했다.

어린이용 SF 드라마 시장이 블루오션이 된 데는 ‘텐포켓’ 소비문화와 관련이 깊다. ‘텐포켓’은 부모와 조부모, 이모, 삼촌 등 가족들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까지 아이 한 명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현상이다. 김교석 방송평론가는 “어린이용 드라마 제작 시장은 부가시장이 크다”라며 “드라마 제작사들이 콘텐츠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뒤 캐릭터 완구 제작 등으로 불황을 뚫으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혜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엔 증강현실(AR) 게임도 주말드라마(‘알함브라의 궁전’)로 제작된다”며 “‘키덜트’(어린이 같은 취향을 가진 어른)의 문화가 정착돼 어린이용 SF 드라마에 대한 시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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