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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홍준표 “도로탄핵당 되려 한다” 황교안에 선전포고

입력
2019.01.30 18:10
수정
2019.01.30 20: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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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퇴 7개월 만에 당권 도전… 오세훈과 단일화 가능성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고영권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고영권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다시 당 대표에 도전한다. 6ㆍ1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약 7개월 만이다. 패전투수가 충분한 자숙 시간 없이 다시 경기에 나선다는 당내의 우려와 비판은 무용지물이었다. “‘홍준표 말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면 제자리로 돌려놔달라”는 호소에 출마의 변이 요약돼 있다. 하루 앞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대선 주자 선호도 1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는 당 안팎의 평가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홍 전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겸한 출마 선언식을 열고 2ㆍ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유력 당권 주자인 황 전 총리를 겨냥한 듯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 당이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며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함께 악전고투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인제 와서 당을 또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문을 뗐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라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 막말과 거친 말로 매도됐던 저의 주장들이 민생경제 파탄, 북핵 위기 등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국민과 당원들의 엄숙한 부름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일성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애초 당권 도전 생각이 없었으나 황 전 총리의 출마를 보며 결심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정치경력이 전혀 없는 ‘탄핵 총리’가 등장하면서 이 당이 ‘탄핵 시즌2’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며 “(황 전 총리는) 반듯한 공무원이지 정치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황 전 총리에게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의 출마 자격 자체를 문제 삼았다. 홍 전 대표는 “이미 선거인 명부가 폐쇄돼서 (책임당원이 아니면) 출마 자격이 없는데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번과 같은 예외 규정은 총선 등) 선거 때 외부인사를 수혈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을 때나 적용하는 것이지 당내 선거에는 그런 것이 없다”고 했다.

황 전 총리가 최순실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홍 전 대표는 강하게 의문을 표했다. 그는 “몰랐으면 무능하고 알았으면 책임져야 한다”며 “몰랐다고 한다고 해서 그게 덮이겠느냐”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대권을 염두에 둔 인사는 이번 전당대회에 나와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는 “지금은 내년 총선에 압승하기 위한 전당대회다. 대권은 2차전”이라고 일축했다. 또 현재 자신의 지지도가 황 전 총리보다 낮게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내일 모레 대선을 치를 것이냐”며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일 때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도 3위였다. 현재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홍 전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한국당 전당대회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 전 대표, 황 전 총리의 3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홍 전 대표의 출전으로 황 전 총리 대세론으로 가는 분위기에 급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 시절 거친 언사로 당 안팎에서 인심을 잃었던 홍 전 대표가 지지세를 얼마나 끌어 모을지가 과제다.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의 단일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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