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최측근의 댓글 조작에 문 대통령 관여했는지 밝혀야”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자 야권은 “19대 대선 결과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커진다”, “여론조작의 최대 피해자는 안철수”라며 ‘대선 불복’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 김 지사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대변인과 수행팀장을 지낸 최측근이라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10분쯤 김 지사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쪽은 바른미래당이었다. ‘김경수 대선여론조작 진상규명을 위한 바른미래당 당원모임’측 김철근 전 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지사가 누구의 지시를 받고 대선 댓글 조작을 기획하고 보고했는지 규명돼야 한다”며 “(오늘 선고로) 2017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 당시 지지율 40%로 1위를 넘나들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댓글 조작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2월 바른정당과 통합해 바른미래당이 됐다.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당도 대선 댓글 조작의 배후를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댓글조작은 2017년 대선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며 “대선 결과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 지사는 즉시 지사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김 지사의 댓글조작 개입을 인지하고 관여했는지 여부를 국민께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원은 이날 김 지사가 2017년 대선을 전후해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관련 댓글을 보고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당 당권주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19대 대선 당시 후보이자, 김 지사의 전임 경남지사인 홍준표 전 대표는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 가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내내 괴롭혔다”며 “드루킹 여론조작사건은 국정원 댓글 사건보다 10배 이상 충격적인 사건으로 내가 당으로 돌아가면(대표가 되면) 반드시 이 문제를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작과 대선 결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섣불리 이야기하긴 어렵다”면서도 “특검에서 상선(윗선)은 수사를 안 했다고 생각한다. 그 사건(판결)이 확정된다면 (문재인) 후보의 문제도 되겠죠?”라며 여지를 남겼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법원 판결은 대선 때 문 후보 복심이 부정선거를 지휘했다는 것이고 그 덕분에 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부정선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여론조작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를 방해한 것은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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