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경주 1회당 마권(馬券) 구매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정해놓고서도 이용객 인증절차를 부실하게 운영, 상한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0일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를 통해 마사회가 운영하는 베팅 어플리케이션(앱)에서 1인당 마권 구매 최대 금액을 10만원으로 정해둔 상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4년 8월 이 앱을 도입한 당시에는 이용객이 실명 인증을 거쳐야만 계좌를 발급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이듬해 5월 본인인증 절차를 생략했다. 인증 절차가 사라짐에 따라 1명이 비실명으로 다수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가능해져 마사회의 마권 구매 상한제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부실 인증으로 인해 한 사람이 복수 계좌를 개설, 구매 상한을 초과한 경주가 이번 달에만 346건이 적발됐다. 이중 14일 경기 일산 장외발매소에서 대여한 태블릿 장비로 경주에 참여한 한 이용객이 계좌 18개를 개설해 한 번의 경주에서 구매 상한액의 18배인 180만원의 마권을 구입한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마사회 측이 모바일 베팅을 활성화 해 매출을 늘리기 위해 편법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 측은 마사회 회장에게 “구매 상한을 초과해 마권을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모바일 앱 운영방식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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