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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성적표 ‘낙제점’ 받은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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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성적표 ‘낙제점’ 받은 세종시

입력
2019.01.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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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사 전경. 세종시 제공.
세종시청사 전경. 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선정과 관련, 실익을 챙기지 못하며 낙제점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X 세종역을 포기하면서까지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종합운동장을 밀어 넣었지만 고배를 마시고, ‘어부지리’를 기대하던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세종시의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세종~청주고속도로를 선정했다.

세종~청주고속도로는 총 8,031억원을 들여 2030년까지 세종시 연서면~청주시 상당구 남이면(총연장 20㎞) 간 왕복 4차로를 신설하는 것이다.

이번 예타 선정 결과를 놓고 세종시가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청주고속도로는 굳이 예타 면제를 받지 않더라도 추진이 낙관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이미 국토교통부의 고속도로 건설 5개년(2016~2020) 계획 상 중점추진 재정사업 1순위, 국정기획자문위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2017년 7월)에 반영돼 있다. 지난해 2월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 조사 절차를 밟고 있다. 추진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 예타 면제에 선정돼 사업 시기만 조금 앞당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시가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도 부득이 이 사업을 건의한 것은 현안 사업 등을 놓고 번번히 부딪치고 있는 충북과의 상생을 의식한데 따른 것이다.

시 입장에선 세종~청주고속도로와 함께 건의한 ‘종합운동장 건립’이 탈락한 것은 그래서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시는 애초 KTX 세종역 신설을 예타 면제 1순위 사업으로 건의했다. 하지만 충북 등 인근 지자체의 반발과 정부의 부정적 분위기를 의식해 대체 카드로 종합운동장을 꺼내 들었다. 대표적인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종합운동장 건립은 2013년 마스터플랜 수립 이후 8년 가까이 되도록 재원 분담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시는 내심 종합운동잔 건립 사업 선정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생활밀착형 SOC에 예산을 투입해 지역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기대감은 커졌다. 하지만 종합운동장 건립 사업은 이번 예타 면제 탈락으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충남도가 1순위로 건의한 ‘보령선’ 사업 탈락도 세종시 입장에선 아쉬움이 크다. 보령선은 1조8,760억원을 투입해 충남 보령에서 세종시 조치원읍(총연장 89.2㎞)을 단선 전철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시는 보령선이 개통되면 기존 교통망과 연계해 여러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마저 예타 면제 사업에서 제외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세종참여연대 김수현 집행위원은 “종합운동장은 인구가 폭증하면서 높아지는 체육 인프라 수요 차원에서 서둘러야 하는 사업으로 이번 탈락은 정말 안타깝다”며 “사업을 조기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세종~청주고속도로는 1차 점검에서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와 사업 추진을 장담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예타 선정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며 “종합운동장은 재원분담 문제를 빨리 풀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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