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파행이 장기화하고 있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가 졸업식을 목전에 두고 만학도 등 학생 수 십 명을 무더기로 퇴학 조치했다. 학생들은 대전시교육청의 행정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30일 예지중고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은 전날 오후 40~80대 만학도 학생 등 20여명에게 퇴학 통보서를 보냈다.
학교 측의 퇴학 결정 사유는 집회 참가와 수업거부, 수업료 미납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퇴학 통보는 최근 학사파행 문제와 관련한 내년 신입생 모집과 보조금 지원 중단 등 대전교육청의 행정조치에 대한 보복성이 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을 무더기로 학교 밖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학생까지 무차별적으로 내몰고 있다”고 호소했다.
총학생회는 대전교육청의 행정조치 결정에 따라 지난 28일 교육청 농성을 중단하고 학교에 복귀하자 재단 이사와 교직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학생들을 내쫓았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회 임원인 A(57ㆍ여)씨가 폭행을 당해 피를 흘리는 등 다쳐 119 구급차로 이송되기도 했다.
학교ㆍ재단과 학생 간 갈등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지재단과 학교 측은 이달 초 직위 해제한 교사 19명에 대한 징계를 진행하고 있다. 10여명의 학생들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통보도 했다.
총학생회는 “이제 학교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어렵게 된 것 같다”며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이 내년 3월 공공형 사립학교를 개교하기로 했지만 아직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올해 임시로 공부할 수 있는 대체공간을 시와 교육청, 의회가 마련하도록 적극 도와 달라”고 요구했다.
예지재단 이사회는 앞서 지난해 6월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잃었던 권한을 되찾자 학생들과 갈등을 빚은 교직원들을 복직 처리하자 학생들이 수업거부 등을 하며 반발했다. 하지만 재단 이사회는 지난 7일 계약 기간이 19명의 교사들을 무더기로 직위 해제하고, 계약기간이 남은 교장을 해임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이어갔다.
이에 학생들이 지난 18일부터 대전교육청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다 대전교육청이 28일 올해 신입생 모집 및 보조금 지원 중단 등 강력한 행정조치 방침을 밝히자 농성을 해제했다. 대전교육청은 이 학교에 대한 정기 종합감사를 통해 회계ㆍ읹사ㆍ학사관리 등에 과한 후속조치를 할 계획이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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