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이 세계 3대 차량 공유 서비스 ‘그랩’에 탑재된다. T맵의 첫 해외 진출이다.
SK텔레콤은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기업인 그랩과 함께 ‘맵 & 내비게이션’ 사업을 추진하며, 이를 위해 조인트벤처 ‘그랩 지오 홀딩스’를 설립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랩 지오 홀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설립되고 제럴드 싱 그랩 서비스총괄이 최고경영자(CEO)를, 김재순 SK텔레콤 내비게이션 개발셀장이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는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 8개국 33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업체다. 그랩 앱 다운로드 수는 1억3,500만건으로, 중국 디디추싱과 미국 우버에 이은 3위 서비스다.
조인트벤처 설립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도 분석 기술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랩과,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SK텔레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SK텔레콤은 지난 17년 동안 T맵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로 1분기 중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수 있는 T맵 기반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랩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길안내와 차량정체 등 실시간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기능이 포함된다. 그랩 지오 홀딩스는 이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으로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확대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랩은 그 동안 차량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며 확보한 동남아 각국의 차선, 신호등 등 도로 정보와 지도 데이터를 SK텔레콤에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여기에 교통현황 등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 동남아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조인트벤처의 설립은 동남아 지역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방식에 큰 변화를 주는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탄 그랩 CEO는 “그랩은 매일 동남아시아에서 새로 생기는 도로를 추가하는 등 지역 특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지도와 내비게이션 기술이 그랩의 지역 데이터와 만나면 이 같은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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