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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사업 취소 문제 놓고 중국ㆍ말레이 치열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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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사업 취소 문제 놓고 중국ㆍ말레이 치열한 신경전

입력
2019.01.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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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말레이시아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에서 실시된 ‘부패 척별 5개년 계획’ 발표행사서 마하티르 모하맛(오른쪽) 총리가 차기 총리로 유력시 되는 안와르 이브라힘의 부인 완 아지자(가운데)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푸트라자야= EPA 연합뉴스
지난 29일 말레이시아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에서 실시된 ‘부패 척별 5개년 계획’ 발표행사서 마하티르 모하맛(오른쪽) 총리가 차기 총리로 유력시 되는 안와르 이브라힘의 부인 완 아지자(가운데)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푸트라자야= EPA 연합뉴스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동부해안철도(ECRL) 프로젝트를 취소하기로 했다는 발표를 사흘 만에 뒤집었다. 공사비 문제를 놓고 중국과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밤 기자들을 만나 ECRL 프로젝트 재개 여부 등을 놓고 “아직 (중국 측과)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해법을 찾기 위해선 양측 모두에게 좀 더 시간을 줘야 한다는 느낌”이라면서 “다른 선택지도 있을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ECRL 프로젝트 시공사인 중국교통건설(CCCC)과의 계약을 취소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는 아즈민 알리 말레이시아 경제부 장관의 지난 26일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아즈민 장관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우리는 현재 해당 사업을 끝까지 이어갈 재정적 역량이 안 된다”며 정부 내부의 취소 결정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사흘만의 번복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프로젝트 재개 조건으로 사업 규모 축소,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의 참여 비율 확대 등을 내걸고 있다.

특히, 마하티르 총리는 앞서 전날 낮 푸트라자야에서 진행된 부패 척결 5개년 계획 발표 행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재정 측면에서 정말로 여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부 장관의 발언을 확인해준 지 하루 만에 다시 “아직 협상 중”이라며 입장을 번복한 것과 관련, ‘취소’ 카드를 내세워 대중국에 압박 수위를 높인 결과 중국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계 정당인 말레이시아화교연합회(MCA) 등은 중국이 팜오일 등 말레이시아산 원자재의 수입을 제한하는 등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프로젝트 재개 문제를 놓고 양 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반도 동부 툼팟에서 서부 해안 클랑까지 668㎞ 구간을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ECRL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해 온 ‘일대일로’ 구상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이 사업을 통해 중국은 미군기지가 있는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중동 원유를 수송할 통로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작년 5월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전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현 집권당은 같은 해 7월 ECRL 사업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2016년 비공개회담 회의록을 입수해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대규모 비자금 스캔들로 부실화한 국영투자기업 1MDB의 부채 문제 해결을 돕는 조건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합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일부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의 비용은 시장가보다 높게 제안됐다”면서 “현 정부는 관련 자금 일부가 나집 전 총리의 정치 비자금으로 쓰이거나 1MDB의 부채를 갚는 데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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