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BSI 조사 결과… 경기전망은 금융위기 수준으로 후퇴
이달 기업 체감경기가 2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반도체 수출 부진에 직면한 제조업에선 경기가 나아질 거란 기대까지 급속히 약화되면서 관련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BSI는 지난달(72)보다 3포인트 떨어진 69를 기록했다. 수출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2016년 3월(68)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값이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 산업 업황BIS는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2012년 이래 최고 수준에 올랐다가 5월(81)을 정점으로 가파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제조업 체감경기가 더 빠르게 식고 있다. 이달 제조업 업황BSI(67)는 지난달(71)보다 4포인트 급락, 2016년 3월(68) 이래 가장 낮았다. 전자·영상·통신(-8포인트), 기계장비(-5포인트) 등 반도체 생산과 관련된 업종의 지수 하락폭이 특히 컸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전월 대비 -8.3%) 27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1~20일 -28.8%) 들어 낙폭이 3배 이상 커졌다. 고무ㆍ플라스틱(-13포인트)은 자동차 및 건설업 부진의 직격탄을 받았다. 비제조업 업황BSI(71)는 국내여행 비수기, 건설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지며 2016년 7월(70)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전망은 한층 암울해졌다. 제조업의 경우 다음달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업황전망BSI 값이 전월보다 6포인트 급락한 65를 기록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59)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기업(-9포인트)의 지수 하락폭이 내수기업(-4포인트)보다 컸고, 업종별로는 전자ㆍ영상ㆍ통신(-14포인트), 고무ㆍ플라스틱(-12포인트) 등이 크게 떨어졌다. 전 산업 업황전망BSI 또한 전월보다 3포인트 낮은 68로 떨어지며 2016년 3월(67) 이래 가장 저조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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