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신고… 흉기로 10여곳 자해, 공개수배 반나절 안 돼 사망
경기 화성 동탄 살인사건 용의자 곽상민(42)이 사건 발생 이틀 만인 29일 경찰에 검거되는 순간 자해해 사망했다. 경찰이 자신을 공개 수배한 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사망한 것이다.
화성동탄경찰서는 이날 곽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고 오후 8시30분쯤 충남 부여 사비문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곽씨를 검문했다. 경찰이 검거에 나서자 곽씨는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자신의 가슴, 복부 등 10여 곳을 자해해 크게 다쳤다.
곽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20여 분 뒤인 오후 8시 50분쯤 과다출혈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곽씨를 신고한 건 한 택시기사였다. 이 택시기사는 이날 오후 7시 8분쯤 자신의 택시를 타려 한 곽씨의 인상착의가 경찰이 공개 수배한 사건 용의자와 닮았다고 판단, 일단 승차를 거부했다. 그리고 곧바로 곽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곽씨로 의심되는 손님을 태운 또 다른 택시 측과 통화를 통해 이 손님의 행선지가 곽씨 연고지(전북 전주)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곽씨가 검거 과정에서 사망하면서, 범행 및 도주 경위 등에 대해서는 파악이 사실상 쉽지 않게 됐다.
곽씨는 지난 27일 오후 9시 30분쯤 동탄 A(38ㆍ여)씨의 원룸에서 A씨와 B(41)씨를 흉기로 찔러 A씨를 살해하고 B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중태에 빠졌던 B씨는 최근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주변인은 경찰에서 과거 곽씨가 A씨와 교제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곽씨가 치정에 의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27일 사건 발생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수원지역에서 곽씨의 차량을 발견해 추격했지만 용인에서 놓쳤다. 이후 용인 함박산 인근에서 발견된 곽씨 차량에서는 그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가 나왔다. 경찰은 밤새 헬기 1대와 경력 5개 중대를 동원해 곽씨 행방을 찾았지만 검거에 실패했고, 이미 함박산을 빠져나갔다고 판단해 이날 오후 공개 수배로 전환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