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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세상에 알린 이탄희 판사 옷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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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세상에 알린 이탄희 판사 옷 벗는다

입력
2019.01.29 21:21
수정
2019.01.29 22:5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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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공익제보자의 밤 및 제9회 의인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탄희 판사. 참여연대 제공
지난해 12월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공익제보자의 밤 및 제9회 의인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탄희 판사. 참여연대 제공

양승태 사법부의 법관 사찰 지시를 거부,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가 세상에 드러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탄희(41)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법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판사는 29일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존경하는 모든 판사님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올해 초 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공개하고 판사생활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이 판사는 “이번 정기인사 때 내려놓자고 마음먹은 지는 오래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회복과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다. 2년이 길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헌법에 반하는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또한 “시작만 혼자였을 뿐 많은 판사님들 덕분에, 그리고 나중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며 “모든 분들이 자기의 뜻을 세워 하신 일이다. 하지만 또 제 입장에서는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2심의관으로 발령받은 후 이규진 당시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부터 ‘기획조정실 컴퓨터에 판사 뒷조사 파일이 나올 텐데 놀라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이에 반발해 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이 판사를 원 소속인 수원지법으로 복귀시켰지만, 발령이 취소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사태가 시작됐다. 이후 의혹이 계속 확대된 끝에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까지 이어졌다.

한편 이번 사태의 핵심 실무자로 지목되며 지난해 11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첫 공판 기일을 하루 앞둔 이날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해 향후 재판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재판부의 재판 진행에 대한 항의성 사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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