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정부 시절 대표적 권력형 비리사건인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 최규선(59)씨가 수십억원대 사기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2008년 자신이 운영하던 자원개발업체 유아이에너지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뒤 A사로부터 달러화와 엔화로 55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A사에 이라크의 쿠르드 지역 등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확보하는 사업에 투자를 하자며 자금 조달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검찰은 최씨가 애초 유아이에너지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빌린 돈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결론내고, 사기죄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뒤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사기 금액이 크며, 금액을 개인적으로 사업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했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최씨는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당시 대통령의 아들 등 정권 실세들과의 친분을 앞세워 기업체 등으로부터 뒷돈을 챙기고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출소 이후에도 150억원대 횡령ㆍ배임 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건강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신청을 해 받아들여지자 그 틈을 타 도주했다가 검거되기도 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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