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9일 사표 수리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가면 해피 조선”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현철 경제보좌관 겸 대통령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보좌관은 출근하자마자 사의를 표했고, 문 대통령이 조금 전 김 보좌관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 보좌관을 만나 “우리 정부 초기 경제정책의 큰 틀을 잡는 데 크게 기여했고, 경제보좌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 보좌관 발언의 취지를 보면, 맡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나온 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보좌관은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조기 퇴직한 50, 60대 장년층은) 은퇴하고 할 일 없다고 산에나 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 인도로 가셔야 한다”고 언급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아세안을 가보면 ‘해피 조선’을 느낄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중동 순방 후 청년일자리 문제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해보세요. 다 어디 갔느냐고, 다 중동 갔다고”라고 한 발언과 비교되며 비난이 쏟아졌다.
김 보좌관은 논란이 일자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다”며 “저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야 4당은 연이틀 김 보좌관의 발언을 강도 높게 성토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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