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양성평등상 시상식(Gender Balance Index) '이 국제적 조롱거리가 됐다.
29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UAE 정부는 27일(현지시간) 4개 분야에 걸쳐 양성평등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시상했다. 자국 내 양성 평등 인식을 확산시키자는 취지였다.
문제는 UAE 정부가 시상식 소식을 전하며 공개한 사진이었다. 명색이 양성평등 시상식이었으나 사진 속에서 상패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남성이었던 것.
결코 ‘평등’해 보이지 않는 이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되자 사람들은 ‘코미디’라며 냉소를 보냈다. 네덜란드의 기자인 리아네 마이어는 트위터에 "여성 초청을 깜박하셨네요"라며 ‘여성없는 양성평등 행사’를 비꼬았다. 아일랜드 미디어 회사 간부인 헬렌 쇼도 "도대체 어떤 성(性)을 평등화하고 있는 것"이냐고 조롱했다.
사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내 이웃국가들에 비해 여성 인권 수준이 높은 편이다. 여성들의 운전이나 재산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직업을 가질 수도, 해외여행도 갈 수 있다.
NYT는 "UAE의 여성 인권 수준이 비교적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양성평등 시상식 사건은 중동지역 국가들을 바라보는 다른 세계의 시선이 얼마나 다른 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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