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보고 “비핵화 협상에 탄력”
북미가 내달 말 예정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동선언문 문안 조정 등을 위한 후속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국가정보원이 29일 전망했다. 국정원은 또 북미 양측이 최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에 상당히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고 파악했다.
국정원 측은 이날 서훈 원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미 실무 협상에서 경호ㆍ의전 등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실무 준비와 함께 공동선언문 문안 정리 조정을 위한 의제 조율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고 이혜훈 정보위원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 발표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국정원은 또 최근 김영철 부위원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대해 “양측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제반 사항을 폭넓게 논의했다”며 “북미가 상당한 만족감을 표하고 있고, 실무 협상도 본격화한 만큼 비핵화 협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망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에 대한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 측은 “서방 망명을 타진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조성길의 부친은 아프리카 대사를 역임했고, 장인은 태국 대사와 홍콩 총영사를 지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조 전 대사대리가 김정은 위원장의 사치품 조달 책임자가 아니냐는 추측과 관련 “외교관인 조성길을 조달 총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정원은 정보위원들에게 국내 마약 조직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국정원 측은 “마약 제조시설이 우리나라에서 중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이전했다”며 “해외 정보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지난해 8월 역대 최대규모인 90㎏의 필로폰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필로폰 36억원 어치를 밀반입한 한국인 마약조직 40여명을 일망타진했다”고 덧붙였다.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한 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김 위원장 답방은) 상식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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