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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기준으로 아이들 원거리 중학교에 배정한 수원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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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기준으로 아이들 원거리 중학교에 배정한 수원교육지원청

입력
2019.01.29 17:14
수정
2019.01.30 16: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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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교육청의 중학교 배치에 문제가 있다며 해당 학교 학부모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청원의 글을 올렸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경기 수원시교육청의 중학교 배치에 문제가 있다며 해당 학교 학부모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청원의 글을 올렸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경기 수원시 정자초등학교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원거리 중학교 배정에 뿔났다. 현실과 동떨어진 관할 교육지원청의 탁상행정 탓에 애꿎은 자녀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비판하면서다.

29일 수원교육지원청과 정자초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수원시교육지원청은 수원북부지역 학군의 편재를 막기 위해 학군 내 한 곳의 초등학교별로 2~3개의 중학교를 1순위 학교로 지정했다. 현재 정자초교의 1순위 학교는 송원중과 수성중, 영복여중 등 3곳이다. 해당 초등학교 학생이 1순위 학교를 1지망으로 지원하면 100% 배정되지만 다른 학교를 1지망으로 신청하면 자칫 후순위 학교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도시개발 등으로 도시 환경이 변해 정자초교 주변으로 대평중, 명인중, 천천중 등이 개교했지만 이들 학교는 정자초교의 1순위에서 빠져 있다는 데 있다. 더구나 현재 정자초교의 1순위 지정 학교는 2004년에 마련된 기준으로 배정됐다.

학부모들의 반발은 거세다. 수원시교육지원청이 도시개발 등으로 변화된 현재의 도시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15년 전의 기준으로 1순위 학교를 지정했다는 점에서다. 실제 정자초교 정문에서 승용차 기준으로 현재 1순위인 수성중과 영복여중의 경우 각각 1.8㎞, 송원중은 800m가량 떨어져 있다. 반면 정자초교에서 대평중은 700m, 명인중과 천천중까지는 각각 1.3㎞ 정도의 거리에 있다. 1순위로 지정된 학교가 오히려 더 멀리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 정자초교의 1순위에 지정된 학교보단 거리상 가까운 대평중이나 명인중, 천천중을 1지망으로 희망한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1순위 학교가 아닌 곳을 1지망으로 선택하다 보니 후순위로 밀리면서 일부(18명)는 3.3km 떨어진 6지망의 율전중에 배정됐다. 18명의 학부모는 “원거리 때문에 가까운 학교를 지망했는데 오히려 더 먼 학교에 배정받은 게 말이 되느냐”며 “1순위 학교가 근거리 학교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아이들의 학습권을 위해 문제 제기를 했는데 시교육지원청은 ‘원거리 배정 불만 민원’으로 치부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등록까지 거부하고 나섰다. 이들은 행정심판을 제기한 데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문도 올린 상태다.

이에 대해 수원시교육청 관계자는 “2004년 기준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아 매년 사전조사를 통해 학교 배치현황을 파악해 배정하고 있다”며 “학급 수에 따라 학교에 지원되는 예산이 다르고, 교사 배정에도 문제가 우려돼 부득이 학교편재를 신경쓸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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