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오랜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설을 2주 가량 앞둔 지난 21일 편지를 보냈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신 전 부회장의 자택에서 설날 직접 만나 떡국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내용이다.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은 29일 홍보대행사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SDJ코퍼레이션 홍보대행사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의 신동주가 아닌, 동빈의 형 동주로서 초대한다”며 “사업 이야기는 하지 않고 가족끼리 그 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형제가 다툼을 계속하며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께 큰 심려를 끼치고 있다”며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 다시 한번 형제가 손잡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큰 효도가 될 것”이라며 화해의 뜻을 전했다고 홍보대행사 측은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 편지를 신 회장 개인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냈고, 신 회장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을 통해서도 보냈다. 그러나 신 회장에게서 답변은 받지 못했다.
신 회장이 개인적으로 이 편지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공식 반응을 내놓진 않았지만, 내부 반응은 싸늘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족 간의 얘기를 보도자료로까지 배포하는 걸 순수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홍보대행사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약 10개월 동안 4번에 걸쳐 신 회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다툼을 멈추고 화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롯데를 분리해 각각 경영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지난 8일 “화해 시도를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고,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7월 이후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의 5차례 경영권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이 모두 승리해 한일 롯데를 통합 경영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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