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투약 사범, 시기 방법 특정 안 되면 공소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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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이관용 부장판사는 모발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투약 시기, 방법을 특정하지 못한 임모(49)씨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공소기각은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가 무효라는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해 2~4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임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 임씨 모발에서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증거로 내놨다. 하지만 구체적 투약 시기, 방법을 밝혀내진 못했다. 검찰은 그 대신 모발 검사 결과를 토대로 투약 시기를 거꾸로 계산해 공소장에 기재했다.

법원은 검찰의 이런 역추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 일시는 추산한 것이고, 투약량 및 투약 방법도 모두 ‘불상’으로 기재된데다 국과수 감정 결과 외에는 직ㆍ간접적 증거가 전혀 없고 피고인의 소변 간이 시약검사에서도 필로폰이 음성으로 반응했다”며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