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보건당국이 지난달부터 국내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홍역 등 해외유입 감염병과 독감, 노로바이러스감염증 등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국내 홍역이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지만, 해외 여행시 감염 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설 연휴 국내외 감염병 주의당부’ 브리핑을 열고 “우리나라는 홍역 예방접종률이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 대규모 지역사회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해외유입으로 인한 산발적인 발생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홍역 확진환자는 27일부터 사흘째 40명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시(17명)와 경기 안산시(13명) 등 30명이 같은 의료기관에서 집단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10명은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국내 확진자 중 대부분은 홍역 유행국가를 여행했거나 홍역 예방접종을 2회 완료하지 않은 경우인데, 우리나라 예방접종률이 97% 이상으로 높은 편이어서 국내 발생이 급속도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와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국가에서는 2017년 이후 홍역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여행을 계획한 1968년 이후 출생 성인(특히 20~30대)은 면역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전 최소 1회의 MMR(홍역ㆍ유행성이하선염ㆍ풍진) 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6~11개월 영아에게도 출국 전 1회의 예방접종을 권한다.
독감 역시 국내에서는 12월 말 환자 수가 정점을 기록하고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주의해야 하는 감염병이다. 주로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로 감염되고, 그 비말이 환경에 묻었을 때 손을 통해서 눈, 코, 입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기침하는 환자는 소매에 얼굴을 대고 기침을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고령자나 영유아 등 고 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편이 낫다.
또한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감염증도 주의가 필요하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 환자와 접촉으로 감염되므로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고 음식을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명절 음식을 조리할 때는 설사 증상이 있는 사람은 참여하지 않는 게 좋다.
질본은 설 연휴에 감염병이 집단 발생할 것에 대비해 전국 보건기관과 24시간 비상방역대응체계를 운영ㆍ신속 대응할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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