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도움으로 구사일생 인연
오스트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산악인 쿠르트 딤베르거(Kurt Diembergerㆍ86)는 현존하는 산악인 중 유일하게 8,000m급 고봉 14개 중 2개를 초등한 기록 보유자다. 그는 1957년 카라코람의 브로드피크(8,051m)와 1960년 네팔 히말라야의 다울라기리(8,167m) 초등이라는 위업을 세웠다.
사단법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선정위원회를 열어 쿠르트 딤베르거를 올해의 수상자로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위원회는 1977년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원정대장인 김영도(한국산서회 고문) 위원장과 최중기(한국산서회 회장)ㆍ정영목(서울대 미대 교수)ㆍ정호진(한국대학산악연맹 자문위원) 위원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쿠르트 딤베르거는 산악인으로서 역사적인 기록 보유자이면서 현재도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산악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황금피켈상의 평생공로상을, 2018년에는 국제산악영화협회(IAMF)에서 수여하는 그랑프리를 받기도 했다. 위원회 측은 “그의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은 한국의 산악문화를 발전시키고 동서양의 산악문화 교류에도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세계 최고의 고산 전문감독으로 ‘8,000m의 카메라맨’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쿠르트 딤베르거는 자신의 비극적인 경험을 담은 영화 ‘K2-꿈과 운명’으로 트렌토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 영화의 배경인 1986년 ‘블랙 서머(Black Summer)’에서 한국팀의 도움으로 죽음의 지대를 탈출, 한국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당시 K2에서 13명이 숨지는 ‘블랙 서머’의 비극에서 자신과 함께 세계 최고의 고산 전문 촬영감독이라 평가 받던 영국의 여성 산악인 줄리 툴리스를 폭풍설에 잃고 7,900m의 한국 팀 4캠프로 찾아 들어 생존했다. 그런 인연으로 그는 여생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한국을 좋아하고 있다.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시상식은 2019년 9월 6일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식에서 진행된다. 영화제는 특별강연, 전시 등 다양한 이벤트로 국내ㆍ외 관객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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