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조사국 “비핵화 의지 여전히 의문 남아”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은 결코 핵 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조사국(CRS)도 최신 보고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워싱턴 외교가와 미 의회에 가시지 않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계심과 회의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코츠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계속 보유하면서 핵무기와 핵 물질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보당국의 판단”이라며 “이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회조사국은 최근 발간한 ‘2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 그 동안의 외교적 성과’ 보고서에서 일부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면서 북한이 핵 신고와 검증에 동의하지 않은 것을 그 근거로 꼽았다. 아울러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의 의미와 한반도 비핵화 단계에 대해서도 아직 공개적으로 합의하지 않았으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합의가 한미동맹의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일부 국방 분석가들은 비행금지구역과 해상완충수역 확대가 북한 군사 활동을 감시하는 동맹의 능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종전선언이 미군의 한국 주둔 이유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밖에 북한의 인권 기록과 사이버 공격, 화학무기와 생물무기 등 북한이 반대할만한 사안들이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 지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과의 실무 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31일 캘리포니아 팔로알토를 방문해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문가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국무부가 전했다. 아울러 이 대학의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 태평양연구소센터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대한 강연도 할 예정이라고 국무부는 전했다.
스탠퍼드대에는 북한 영변 핵 단지를 여러 차례 방문한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어 비건 대표가 영변 핵단지 사찰 검증에 대한 조언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해커 박사는 지난해 1차 정상회담 앞서 “북한 비핵화에 최장 15년이 걸릴 수 있다”며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주문한 바 있다. 또 이 대학 아태연구센터에는 1차 정상회담 당시 물밑 조율을 맡았던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도 방문학자로 있다. 비건 대표의 대외 행보는 2차 북미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한과의 실무 접촉에 앞서 대북 협상 전략을 가다듬으면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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