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피부의 미세한 땀의 변화를 측정해 우울증 환자의 상태와 중증 정도를 파악해 보호자 등이 혹시 모를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소프트웨어(SW) 콘텐츠연구소 바이오ㆍ의료 정보통신(IT)연구본부 김아영 연구원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땀 분비를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피부 전도도 센서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우울증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땀의 반응이 무뎌진다’는 점에 착안해 미세한 땀의 변화를 수치화하면 현재 상태를 살필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팀과 협조해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피부 전도도 센서 실험을 진행했다. 인체에 상처를 만들지 않는 비침습적 생체신호 데이터를 측정해 우울장애가 없는 사람, 주요 우울장애 환자,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3개월 간 추적 관찰했다. 이를 통해 피부 전도도 신호로 우울장애 감별 진단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진은 이어 우울장애 환자 상태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추적하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반 자동진단 모델을 개발했다. 기술 보완을 위해 환자 진단과 심리검사 내용, 혈액, 심장박동, 호흡, 혈압, 뇌파 등 생체신호 자료를 심층 분석했다.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스마트폰에서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가로 36.5㎜, 세로 33㎜ 크기의 복합 모듈 센서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에 센서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 보호자가 환자 상태를 신속히 파악해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향후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면 공황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 등 여러 정신질환 징후를 예측하고 파악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TRI 김승환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은 “생체신호를 통해 정신질환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게 연구 목표”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조기에 징후 예측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신질환의 모니터링 및 징후예측을 위한 피부 부착형 센서 모듈개발’ 과제를 통해 2015년부터 수행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제 특허 3건과 국내 특허 18건을 출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IC)급 논문도 17건 발표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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