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여당이 소극적”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릴레이 농성’을 이어가며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한 자유한국당을 향해 2월 임시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전당대회를 통한 선명성 부각에 집중하고 있어 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당장이라도 한국당 등 야당과 만나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해법을 찾도록 하겠다”며 “대화를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도록 먼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에 반발하며 6일째 국회 보이콧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70년대생 의원인 이른바 ‘응칠’ 모임인 강훈식·김병관·박주민·이재정·제윤경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2월 임시국회에 복귀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며 “현재 한국당의 보이콧은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공감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어 “민주당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국회에 나와 비판하라”며 “법안소위 상시화 등 일하는 국회를 함께 만들기를 제안한다. 정쟁을 위한 보이콧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사립유치원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미세먼지 대책, 택시·카풀 대책,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 등 각종 민생 법안·현안을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 권력기관 개혁법안도 밀린 숙제다. 집권 중반기를 넘기면 개혁입법 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연초 민생·개혁과제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한국당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정양석 한국당 수석원내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의 릴레이 농성에 대해 국회의 파트너인 여당이 해법을 제시하고 관심을 표명하긴커녕 대변인을 시켜서 저급하고 천박한 논평을 계속하고 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과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태우 전 수사관 특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청문회 개최 등을 요구하는 한국당은 여당이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선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한국당의 ‘버티기’가 투쟁력을 부각해 전당대회 흥행 효과를 최대한 끌어 올리고, 선거제 개혁 논의를 지연시키라는 시각도 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누가 (한국당)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공천 등이 걸려있으니 산적한 민생현안과 선거제도 개혁이 자유한국당 눈에 들어올 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양당이 작년 말 예산안 야합으로 찰떡궁합을 보여주더니 폐업에도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고 양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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