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팬들에겐 ‘주먹감자 사건’으로 유명한 카를로스 케이로스(66ㆍ포르투갈)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4강에서 멈췄다. 대회 전 콜롬비아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그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이란 선수들과 축구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일본과 아시안컵 4강전에서 0-3으로 패했다. 경기를 주도했던 전반전에 득점을 터뜨리지 못한 이란은 후반 들어 일본 공격수 오사코 유야(29ㆍ브레멘)에 두골을 먼저 내준 뒤 경기 종료 직전 하라구치 겐키(28ㆍ하노버)에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지난 1976년 자국 개최대회 이후 40년 이상 넘게 아시안컵 우승에 목말랐던 이란이기에 이란 패배는 뼈아팠다. 특히 이번 대회 8강전까지 매번 화끈한 승부를 펼치며 ‘무결점 축구’란 찬사를 받았기에 우승 도전을 멈춘 아쉬움은 어느 대회보다 크다. 특히 지난 2011년 케이로스 감독 부임 후 공격과 수비에서 탄탄한 전력을 두루 갖추며 ‘탈 아시아’ 전력이란 평가를 받아 온 이란의 자존심에도 상당한 금이 갔다.
감독의 무덤이라 불리는 아시아 무대에서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2013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 최강희 감독을 향해 주먹감자를 날려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한국을 상대로 최근 5경기서 4승 1무의 절대우위를 지켜오면서 ‘얄밉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감독으로 여겨진다.
이란은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일본에 일격을 당하며 짐을 쌌다. 허무하게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컵을 마친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얘기를 할 게 없는 패배였다”라며 “우리가 실수로 골을 내준 뒤 감정적인 플레이로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믿음으로 지금까지 함께 한 선수들과 이란 축구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알 아인=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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