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원광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인증조사를 위해 방문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조사위원들에게 식사 장소를 마련해주고 구내식당 직원들을 동원해 특별식단을 만들어 배달 지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측이 조사기관에 과잉 접대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원광대병원 등에 따르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일정으로 조사위원 6명을 파견해 원광대병원에 대한 3주기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실시했다. 평가인증원은 환자안전 및 의료서비스 등 520여개 항목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병원 측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평가인증원 조사위원들의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이들에게 제공된 식사는 평소 짜진 구내식당의 메뉴가 아닌 맞춤식 특별식단이 제공됐다. 식사 장소는 구내식당과 1㎞가량 떨어진 문화센터 4층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으며 식사 배달을 위해 구내식당 종사자와 병원 직원 등이 동원됐다.
병원 내부에서는 과잉 의전과 편의 제공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병원의 한 직원은 “피감기관의 지원행위가 금지돼 있는데 조사기관에 과도한 접대를 하고 조사위원들의 수행 지원을 위해 수십 명의 직원을 동원한 것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병원 측은 식사제공은 했지만 식대를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조사위원들이 빠듯한 조사일정 때문에 외부에서 식사가 어려워 병원 내부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는 것으로 사전에 조율됐다”며 “식대는 매일 결재대신 조사가 끝나는 날 한꺼번에 현금으로 받았다”고 해명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조사위원들의 일부 부적절 행위에 대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인증원 관계자는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잘못됐지만 빡빡한 조사시간 때문에 부득이 병원 구내식을 했다”며 “무상으로 먹진 않았고 결재방법 등 문제점은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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