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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위해서라지만 부모 이기심…진짜 사랑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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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위해서라지만 부모 이기심…진짜 사랑은 무엇인가요?

입력
2019.01.28 17:09
수정
2019.01.28 19: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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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장편이자 17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성장소설 '설이'로 돌아온 심윤경 작가. 한겨레출판 제공
일곱 번째 장편이자 17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성장소설 '설이'로 돌아온 심윤경 작가. 한겨레출판 제공

데뷔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2002)으로 14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심윤경 작가가 ‘설이’를 들고 독자 앞에 다시 섰다. 이번에도 장편 성장소설이다. 전작이 감수성 예민하고 순박한 여덟 살 소년을 등장시켜 비정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살아남기 위해 그악스러워진 열세 살 소녀를 통해 진짜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다.

소설은 제목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소녀 ‘설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눈 오는 새해 첫날 보육원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오물을 뒤집어 쓴 채 발견된 설이는 이후 세 번의 파양을 거치며 반복적으로 희망을 배신당한다. 유명 사립초등학교에 전학 간 뒤로는 부유한 아이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빨갛게 입술을 칠하고 거친 욕설을 내뱉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애쓴다. 어른과 세상에 대한 환멸에 가득 차 ‘무엇이 진짜 부모의 사랑’이냐고 묻는 설이를 통해, 부모의 사랑이라고 주장하는 것들 속에 담긴 이기심을 심 작가는 짚어낸다.

28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심 작가는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 뒤에 숨은 이기적 사랑이 아니라,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을 아이에게 쏟아 부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소설은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SKY캐슬’과 겹쳐 읽히는 부분이 많다. 심 작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게 용납될 수 있고 용서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주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딸이 올해 고3 수험생이 됐다는 그는 “지난 6년간 소설을 쓰지 못했는데, 그 시기가 딸의 사춘기와 겹쳤다”며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지난함과 교육문제의 중압감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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