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등반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급증하는 탐방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라산의 수용능력에 맞춰 적정 탐방객 수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제주도는 10월부터 한라산 탐방 5개 코스 중 정상인 백록담을 등반할 수 있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 등 2개 코스를 대상으로 탐방예약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또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1월부터는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어리목과 영실, 돈내코 코스 등 나머지 탐방코스는 현재처럼 예약 없이 등반이 가능하다.
도는 사업비 9억6,000만원을 투입해 올해 상반기 내에 탐방 예약제 프로그램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구축은 제주테크노파크가 맡을 예정이다. 온라인 등을 통해 사전 예약하고, 당일 입산 가능시간까지 선착순으로 예약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탐방예약제 도입은 한라산에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자연 훼손과 환경오염, 도로 정체 등의 문제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 탐방객은 2000년 이후부터 10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 125만5,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2016년 106만5,000명, 2017년 100만1,000명, 지난해 89만1,800명 등 지난 10년간 연간 평균 100만명 내외가 한라산을 찾으면서 생태적 수용능력을 초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탐방 코스 중 성판악 코스에는 전체 탐방객의 약 40% 정도가 집중되면서 훼손 우려가 더욱 높은 상황이다. 실제 탐방객이 몰리는 주말이나 공휴일에 성판악 코스 주변 일대는 불법주차 차량들이 도로 양쪽을 점령하는 가하면 등반할 때 앞사람 뒷모습만 보고 올라갔다 내려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11월 완료된 ‘세계유산지구 등 탐방객 수용방안 및 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물리적 수용력을 기준으로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의 탐방객 수를 제한할 예정이다. 해당 용역에 따르면 하루 적정 탐방객 수는 5개 탐방로를 모두 합쳐 3,145명이다. 탐방로별로는 물리적 수용력의 80%를 넘지 않는 수준에 맞춰 성판악 코스는 619명, 관음사는 434명으로 각각 산정됐다.
한라산 보호를 위해 입장료 현실화 방안 도입은 보류됐다. 한라산국립공원 입장료 징수는 이번 탐방예약제 시범 운영을 통해 탐방객의 실태파악 및 변동 추이 등을 점검한 후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10월부터 탐방예약제 시범운영을 통해 운영상 문제점 및 효과 등을 검증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전면 확대 운영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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