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파워인물] <13>김선태 대전대 산학부총장
“링크플러스 사업을 통해 대전대를 졸업한 학생은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산업 현장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인재로 인정받도록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학에 가지는 불만 중 하나가 대학 교육을 받은 인재들을 산업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재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교육과 기업현장이 따로 노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가 맞춤형 교육이다. 교육부의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지역의 산업 발전을 위한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에 협력하면서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발굴하는 대학 특성화 사업이다. 대전대는 대전지역에서 선정된 4개 대학 중 한 곳이다.
대전대 링크플러스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김선태(60) 산학부총장은 “링크플러스 사업은 단순한 산학협력이 아니라 대학과 산업계는 물론 지역을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장은 이를 ‘3방향(3-Way) 리빙랩 플랫폼’이라고 설명하면서 대전대만의 강점임을 강조했다. 김 부총장은 “지금까지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간 양방향 관계가 중점이었다. 주로 지식을 가진 대학이 기업의 의뢰를 받아 기술 개발을 해주는 경우인데 지속가능성이 없었다”며 “지속가능한 산학협력 관계가 되려면 기업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소비처인 지역과 연계시킨 것이 3방향 리빙랩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기업에 기술을 개발 제공하고 기업은 대학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기술 개발로 생산한 제품을 지역사회에서 소비하도록 한다면 ‘이익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업의 기술이나 제품을 활용하도록 대학이 중간에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참여해 현장의 문제를 접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강구하며 아이디어도 제공하는데, 학생들에게는 기업이나 지역이 현장 강의실이 되는 셈이다.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대전대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신입생들은 1,200명 수용 규모 기숙사를 갖춘 혜화레지덴셜칼리지(HRC)에 서 4차 산업혁명과 창의 교육을 받는다. 2학년 때 창의설계 교육과정을 거쳐 3학년부터 본격적인 현장실습에 들어간다. 여름방학기간 실습에 나선 3학년생들은 기업과 지역사회에서 현장 감각을 익히고 아이디어를 얻어 2학기에 지도교수와 문제해결 방식을 연구한다. 4학년생들은 학기 중 기업에 인턴으로 가거나 교수와 함께 현장 멘토링에 참여한다. 이 과정을 거친 대전대 졸업생들은 취업 현장에서 별다른 교육 없이도 바로 적응할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김 부총장은 자랑했다.
대전대 링크플러스 사업의 또 다른 강점은 대학 내 대부분의 학과가 참여하는 학제간 협업이다. 김 부총장은 “산학협력은 보통 이공계 대학 공동연구가 일상적인데 대전대는 이공대와 인문사회, 예술, 한의학 등 거의 모든 학과가 참여하고 있다”며 “대학이 이공대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과 협력으로 연간 특허출원이 20여건에 이르고, 기술이전도 30~40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대전ㆍ충청권 지역 대학 중 취업률도 높은 편이다.
학생 창업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다. 경영학과 졸업생이 창업한 ㈜아보네의 경우, 창업동아리 활동과 학교 인큐베이팅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창업 6년만에 2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모교 후배 31명을 고용하는 탄탄한 회사로 성장했다. 김 부총장은 “아보네의 성공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고 창업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사업비 지원이 만료된 이후에도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대비해 대전대는 학생들이 지식을 쌓고 창의활동을 할 수 있는 ‘메이커스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제1기숙사를 리모델링해 ‘에듀파크’로 명명한 이곳에는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센서 등 4차 산업혁명시대 관련 기술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김 부총장은 “대전대생들은 대학 새내기 시절 지식을 습득하며 한번 성장하고 현장실습을 다녀온 후, 그리고 현장에서 가져온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3번 성장을 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로 커나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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